“상생협력은 우리 경제 지속성장 견인하는 사회 자본…동반성장이 우리 경제 새 표준으로 자리 잡아야”

주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겉모습은 어느덧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지만 이런 양적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줄 성숙한 시장 시스템이 뿌리내리는 데에는 아직도 크게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하려면 전혀 다른 경제성장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더 비싼 노동의 창의성과 더 비싼 협력사의 생산성이 기술 혁신의 발판이 돼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기업과 협력사 간 상생협력은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는 사회적 자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부의 편중 그리고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가장 중대한 장애물”이라며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비정상적으로 양극화된 기업 생태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일회성 지원이나 시혜적 조치가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경쟁력을 높여 동반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이다. 협력사의 기술력과 생산역량이 높아져야 대기업의 품질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도 함께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주 위원장과 일요신문이 ‘2026 동반성장컨퍼런스’가 개최되기 전에 진행했던 일문일답이다.
―올해도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올해 초 공정위가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발표한 주요 업무 계획들이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는가.
“올해 상반기 공정위는 중소 하도급 기업이 대금을 제때,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거래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하도급 대금 연동제 대상을 주요 에너지 비용까지 확대하고, 건설 분야 지급보증 의무를 강화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보강했다. 법 집행 측면에서도 익명제보센터 활성화를 통해 중소 하도급 기업들이 보복 우려 없이 신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부당대금결정, 부당특약 등 고질적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최저 입찰금액보다 낮게 대금을 결정한 자동차 부품업체와 부당특약을 설정한 택배사업자 5개사에 대해 각각 과징금 3억 7800만 원, 30억 7800만 원을 부과했다.”
―최근 공정위는 건설업계 상생협력 체결에 이어 5대 기업집단별 상생협력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상생협력 문화 확산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상생협력의 기업생태계가 산업 전반에 뿌리 내려 대기업 성과가 협력업체 공급망 전반에 확산되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자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대금 미지급이나 부당한 유보금, 부당특약, 원가 상승 부담 전가 등 하도급 거래 전반에 고착화된 불공정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엄정한 감시와 제재 이외에도 기업 스스로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려는 자율적 노력이 병행돼야 불필요한 고통 없이 신속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공정위도 지난 6월 29일 ‘건설업계 상생협약’과 6월 30일부터 7월 16일까지 체결된 ‘5대 기업집단별 상생협력 협약’ 등을 통해 대기업과 1, 2, 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문화를 시장의 새로운 질서로 정착시키고자 했다. 이는 단순히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협력사 경쟁력과 경영 안정이 대기업의 공급망 안정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상생협력 협약이 산업 현장에서 실효를 거둘지가 관건이다. 공정위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공정위는 앞으로도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자율적인 상생협력 문화가 산업 전반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확산하고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오는 8월부터 하도급대금 연동제 적용 대상이 주요 에너지 비용까지 확대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달라지는가.
“오는 8월부턴 하도급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에너지 비용도 연동 대상이 된다. 전기·가스·연료 가격이 변동되면 원·하도급업체가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조정하게 되므로 하도급업체의 에너지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현장에서 연동제가 안착할 수 있도록 공정위가 추진하는 별도의 방안이 있는지.
“공정위는 가이드북 배포, 교육·설명회, 1 대 1 컨설팅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제도를 쉽게 이해하고 계약에 원활히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제도는 원사업자가 부도나 파산 등으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을 통해 하도급기업이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이번 법 개정으로 1000만 원 이하 소액공사를 제외한 건설하도급거래는 원칙적으로 지급보증이 의무화된다. 건설분야의 대금 미지급 위험을 줄이고 하도급대금 지급 안전망을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중소기업들은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기술탈취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욕과 산업 전반의 혁신 기반을 약화시키는 중대한 불공정행위다. 공정위는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정위 조사자료 제출의무와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기술탈취 사건 최초로 동의의결을 통해 재발방지 방안과 34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성과도 있었다.”
―향후 기술탈취 근절과 피해기업 보호를 위한 공정위 대응책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직권조사, 기술보호감시관, 익명제보센터 등을 활용해 기술탈취를 근절해 나가도록 하겠다.”
―하도급법 위반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표준에 맞게 합리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징금 수준이 법 위반으로 인한 부당 이익을 현저히 초과하는 정도까지 합리화될 때 불공정 관행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하도급법 등 소관 법률의 과징금 부과 체계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설명해 달라.
“법상 정액과징금 한도를 2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고 반복적인 법 위반행위에 대한 가중도 최대 100%까지 강화해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부합하면서도 법 위반 억제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대기업에는 협력사를 단순한 거래상대방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할 파트너로 바라보고, 대금의 적기 지급, 합리적인 단가 조정, 기술자료 보호, 공정한 계약 관행 확립에 적극 나서 주길 당부드린다. 중소기업에서도 정부에서 열심히 마련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현장의 애로와 개선 필요사항을 계속 전달해 주기 바란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엄정한 법 집행과 자율적 상생협력 확산을 함께 추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공정하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