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접견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수치 여사를 만나 “앞으로 양국은 물론, 더 자유롭고 행복한 아시아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힘을 합해 노력하자”며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한국이 올해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앞으로 유엔 차원에서도 지역이나 세계 이슈 등에 대해 함께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 당선인은 “수치 여사가 정말 오랜 세월 동안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큰 희생을 감내, 헌신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저는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으로 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작년 보궐선거에서 민주국민연맹이 큰 승리를 거두고 또 수치 여사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당선인이 “제가 수치 여사 생신 때 영국 대사관에서 개설한 사이트에 편지를 올렸는데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수치 여사는 “말씀은 들었지만 저는 당시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수치 여사는 “박 당선인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보궐선거 당선은) 미래 진전의 상서로운 신호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도 희망컨대 미얀마의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다른 지역에 사는 국민들을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며 “평화와 번영은 미얀마 국민들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치 여사는 박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해외 지도자급 인사다. 수치 여사는 1988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를 결성해 조국의 민주화에 앞장섰다. 이후 군사정부의 탄압으로 1989년부터 2010년까지 가택연금 조치를 당하는 등 오랜 세월 정치적 탄압을 받았지만 지난해 4월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제도권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편 수치 여사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2013년 평창 스페셜 올림픽(지적장애인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3분간 연설을 할 예정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