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은 8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방부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 가운데 육사 출신들이 세 차례 쿠데타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발언을 들으면서 검찰 폐지가 함께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식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구조적 측면에서 찾아내고 구조를 바꿀 생각을 해야지, 문제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조직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은 국가의 제도적 안정성을 뒤흔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주장처럼 검찰에도 분명 문제가 있는 검사들이 있었겠지만 전체 검사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소수의 검사가 문제를 일으켰다면 이들을 축출하고, 이들이 활개 칠 수 있었던 구조를 바꾸면 될 일이다. 그런데 검찰 전체를 문제 삼아 조직을 없애 버리면, 그동안 묵묵히 일해 온 수많은 검사와 수사관들은 자신들이 왜 그토록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렇게 기관을 없애 버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경찰이 모든 수사권을 독점하게 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독점은 선관위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가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관학교 통폐합도 마찬가지다. 폐지나 통합보다는 정치군인들이 준동할 수 있었던 구조 자체를 바꾸는 개혁에 힘써야 한다. 이 지점에서 잠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 정권으로부터 수십 년간 온갖 박해를 받은 민주화의 상징이다.
그런 대통령들조차 쿠데타의 중심에 육사가 있었다고 해서 육사 폐지를 거론하지는 않았다. 대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하나회’를 척결하고, 군 내부에 사조직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것이야말로 쿠데타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구조적 접근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듯 육사 문제에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육사에 재학 중인 생도들과 육사를 졸업한 뒤 폭염 속에서도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위를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 장교들이, 국가로부터 자신들이 잠재적 쿠데타 세력으로 취급받고 있다고 느낀다면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던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방과 안보에 위험 요소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에서 육군·공군·해군 사관학교를 통합해 운영하는 사례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사관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국방부는 ‘협력 체계 구축’과 ‘스마트 강군’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지금의 대통령 발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자신들이 내세운 주장이 여전히 타당한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국민의 불안감은 오히려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치안과 국방 관련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검찰 폐지부터 사관학교 통폐합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안을 재검토하기를 바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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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journalis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