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위, 수능 서·논술형 도입 검토…“문항 형태·비중 따라 IB 유·불리 달라, 현행 교육과정으로도 충분”
그러나 전문가들은 IB와 서·논술형 평가가 요구하는 역량에 일정 부분 접점은 있지만 구체적인 대입 개편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입시 유·불리를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서·논술형 수업과 평가가 현행 국가교육과정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비용을 들여 외부 교육과정인 IB를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국제학교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IB는 최근 국내 공교육에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국내 IB 인증학교는 110곳, 후보학교는 155곳에 달했으며 IB 도입에 관심을 보이는 학교도 300곳에 육박했다. IBO와 협력 관계를 맺은 시도교육청 역시 전국 17개 가운데 12개로 늘었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도 IB 확대에 적극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IB 관심학교 91곳을 새로 선정하면서 관심·후보·인증학교를 합쳐 총 106곳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5월 기준 인증학교 32곳과 후보학교 31곳, 관심학교 297곳 등 총 360곳이 IB 도입·운영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두 교육청은 IB 학교 자체를 늘리는 데서 나아가 IB의 수업·평가 방식을 일반 학교에 적용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IB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배경에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있다. 국교위는 8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수능에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말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포함한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한 뒤 국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 3월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향후 서·논술형 수능이 도입되더라도 IB 교육이 대입에 직접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향후 수능의 서·논술형 문항 비중과 형태에 따라 IB 교육과의 접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 교육평론가는 “수능이 서·논술형으로 개편되면 지금보다는 IB교육이 대입에 좀 더 유리해지긴 할 것”이라면서도 “서·논술형 문항이 일부 과목이나 일부 비중으로만 도입될 수도 있고, 단일한 모범답안이 존재하는 서술형에 치우칠 경우 논술형 평가 비중이 높은 IB와 생각보다 미스매치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IB의 교육적 장점을 인정하더라도 이를 위해 각 교육청이 비용을 들여 IB 프로그램 자체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현행 국가교육과정에서도 서·논술형 수업과 평가가 가능한 만큼 반드시 IB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박남기 교수는 “우리나라 교사들이 평가 능력이나 논술 지도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려면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교사 연수를 통해 평가 역량을 높이면 된다”며 “IB의 좋은 점은 가져다가 학교에 적용하면 되지만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외부 교육과정을 그대로 가져올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공교육 IB를 선도적으로 도입해온 대구지역 교육 현장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안영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IB가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이나 평가 방식의 장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런 시스템을 우리 국가교육과정 안에서도 갖출 수 있을 텐데 반드시 비용을 지불하면서 IB를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대입에서 IB 교육이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서·논술형 문항의 도입 여부는 물론 적용 과목과 비중, 구체적인 평가 방식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교위 역시 최근 “현재는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에서 검토와 논의가 진행 중인 단계로 대입제도와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