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정념·진우스님 3파전, 19일 후보 자격 심사…각운스님 사회법 제소 뒤 호법부 ‘중징계 청구’

이번 선거는 오는 9월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치러진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8월 19일 후보자 자격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임기 4년으로 한 차례 중임할 수 있다. 진우스님은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돼 선거 없이 당선됐다.
종단의 미래를 책임질 선거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불교계 일각에서 현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의 과거 학력과 수계 이력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조계종 사업부장인 각운스님은 진우스님의 수행 이력에 기록된 '1978년 보현사 사미계(정식 승려가 되기 전 예비 승려가 받는 계) 수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보현사에서 해당 수계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진우스님의 강릉고 졸업과 옛 관동대 재학 등 학력 이력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운스님 측은 대학 재학과 군 복무 시기 등이 진우스님의 출가·수행 이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학력 자체가 아니라 사미계 수지 시점과 이후 승적이 성립되는 과정이 총무원장 후보 자격과 연결되는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8월 3일 각운스님은 서울중앙지법에 진우스님의 총무원장 피선거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튿날에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장도 제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재가 불자 A 씨(50대)는 8월 3일 경찰청 본청에 "진우스님의 '허위학력' 의혹이 종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면서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진우스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A 씨 법률대리인 측은 A 씨가 신변 위협을 느껴 신분을 노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계종 측은 제기된 의혹이 진우스님의 종법상 자격에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계종 총무원 측은 진우스님의 승적이 "종헌과 종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미 적법하게 확정됐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이 1978년 사미계를 수지한 뒤 1998년 특별구족계 갈마를 거쳤고, 2013년 시행된 승적 관련 특별조치에 따라 승적이 공식적으로 정리됐다는 설명이다.
또 진우스님이 백양사 주지와 교육원장, 총무원장 권한대행 등을 거쳐 현 총무원장에 이르는 동안 종헌·종법에 따른 자격 검증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은 후보자 자격 역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종헌·종법에 따라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혹 제기를 둘러싼 종단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인 각진·무경·석중·현우스님은 8월 5일 각운스님이 종단 내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회법에 제소했다며 승려법 제47조 제14호 위반으로 호법부(종단 내 조사·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후 호법부는 각운스님에 대해 '제적 또는 멸빈' 징계를 호계원(종단 내 법원 역할을 하는 사법기관)에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멸빈은 승적을 박탈하는 종단 내 최고 수준의 중징계다.
조계종은 현 총무원장에 대한 사회법 제소 등을 "심각한 해종행위"라고 규정하며 종헌·종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각운스님 측은 기존 승적이 존재하는 것과 해당 기록이 성립한 과정의 적정성을 검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진우스님의 후보 자격을 둘러싼 종단 내 판단은 오는 8월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격 심사 과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력과 승적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가 이번 총무원장 선거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제35대 총무원장이었던 설정스님은 취임 직후부터 서울대 학력 위조 논란과 은처자 의혹에 휩싸여 사퇴 요구를 받았다. 결국 조계종 중앙종회는 종단 사상 처음으로 총무원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고, 설정스님은 퇴진 의사를 전달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