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영 방문진 감사, 6·3 보궐선거 출마한 이진숙 후원회에 500만 원 후원…“정치 성향과 무관”

일요신문이 대구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지난 6·3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진숙 후원회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방문진 감사 성 씨는 지난 6월 1일 이진숙 후원회에 500만 원을 후원했다. 500만 원은 개인이 한 국회의원 후원회에 연간 기부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성 씨는 직업을 기업인으로 기재했다.
성 씨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외식업체 ‘로터스브이’ 대표를 맡고 있다. 로터스브이는 2021년 6월 ‘쿠무다에스브이’로 설립돼 2024년 8월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로터스브이는 주석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쿠무다’와 같은 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쿠무다는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아내인 배우 이다인과 장모인 배우 견미리가 2022년~2025년 이사로 등재돼 주목받기도 했다. 이승기 역시 결혼 후 쿠무다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무다 행사에서 공연도 여러 차례 펼쳤다.
쿠무다는 부산 해운대 한 건물에서 공연장, 카페, 식당,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유명 셰프 에드워드 권이 운영하는 식당도 그중 하나다. 취업 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로터스브이는 쿠무다 건물에서 운영되는 카페와 식당 근무자를 채용한 적이 있다.
성 씨는 MBC 기술직 출신으로 영상기술부장, 기술관리국 부국장, 제작기술국 부국장, 뉴미디어사업국장 등을 거쳐 2017년 3월 MBC 자회사 MBC C&I 부사장에 임명됐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MBC 사장이었다. 성 씨는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 취임 후 2018년 3월 해임됐다. 경영 개선 노력 부족 등이 이유였다.
성 씨는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며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성 씨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됐다”며 MBC C&I는 성 씨에게 잔여 임기 급여 약 4억 원을 지급하라고 2021년 9월 판결했다. 성 씨와 비슷하게 최 사장 취임 후 경영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해임된 경남MBC, 제주MBC, 포항MBC 등 지방 MBC 사장들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방통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성보영이라는 분이 방문진 이사 투표지에 11번으로 적시돼 있다. 이사에 공모를 한 분을 감사로 임명했다”며 “그래서 졸속, 불법이다”라고 당시 청문회에서 주장했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인 김태규 당시 방통위 부위원장은 “감사가 필요하니 전체 지원자 중 감사를 뽑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그게 말이 되냐. 전체 지원자 중 무슨 감사가 필요하냐”며 “감사는 별도 트랙으로 뽑으면 되는 것”이라고 다시 지적했다.
김태규 부위원장은 방문진 이사 지원자를 감사로 선임한 것에 대해 “선례가 있고 선례를 따랐다”며 “이전에도 이사로 지원하신 분들 중에서 상당수가 감사로 선임된 경우가 있다”고 반박했다가 위증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방통위 측은 2015년과 2018년 방문진 이사 지원자를 감사로 선임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민희 의원은 “지금 다시 보고받은 바에 따르면 2018년에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태규 부위원장은 “아마 사무처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모양”이라며 “저는 사무처에서 알고 있는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2018년과 2015년에 사례가 있었고 없었고는 별개의 문제”라며 “7월 31일에 보고를 듣고 선례에 따라서 의결했다고 증언했는데 그 당시에 보고가 없었다는 게 핵심”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김태규 부위원장은 “제 기억으로는 보고를 받았다”며 “보고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최민희 의원은 성 씨와 이진숙 의원 모두 경북대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누가 성 씨를 감사로 추천했나. 아무래도 대학 동문인 이진숙 위원장이 했을 가능성이 높겠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태규 부위원장이 답변을 거부했다.
방통위는 대통령 지명 2인, 국회 추천 3인(여당 1인, 야당 2인) 등 위원 5인 체제 운영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2023년 8월부터 2인 체제로 운영됐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당시 방통위원 후보자 임명을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방통위원 추천을 중단하며 맞섰다. 윤 정부는 2인 체제로도 방통위 의결이 가능하다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이진숙 의원은 방통위원장에 취임한 2024년 7월 31일 오전 10시 방문진과 KBS 이사 지원자 83명이 제출한 서류를 받아보고 같은 날 오후 5시 회의를 열어 방문진 이사 6명과 감사 1명, KBS 이사 7명을 선임했다. 민주당 등 당시 야당은 2인 체제 의결은 위법하다며 이진숙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2024년 8월 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방문진 이사 지원자들도 선임 과정이 위법하다며 법원에 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선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을 취소한다고 2025년 8월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방통위 2인 체제 의결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방문진 이사 지원자들의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피 신청권 남용을 이유로 각하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기피 신청이 제기된 이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 의결에 참여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 씨는 지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진숙 의원을 후원한 이유에 대해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다. 같이 일했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었다”며 “MBC에서 같이 일하면서 이 의원이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MBC가 미디어 회사로서 콘텐츠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도 잘 맞았다”고 지난 8월 19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말했다.
성 씨는 이진숙 의원과 경북대 동문이라는 점에 대해선 “동문이라고 특별한 건 없었다”며 “경북대 동문이라면 최승호 전 사장도 있다”고 반박했다. 일요신문은 이진숙 의원실에도 지난 8월 19일 입장을 문의했지만 8월 21일 오전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