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인맥 통해 신상 확보, 소개비 일부 영치금 지급…19금 펜팔·음란물 반입 등 편법 서비스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수발업체'로 알려졌다. 수발업체는 교도소·구치소 수용자를 대신해 도서나 잡지를 보내고 각종 심부름을 처리해주는 민간 대행업체다.
'일요신문i'가 접촉한 한 수발업체 관계자 A 씨는 일부 수발업체에서 재소자 간 소개팅·펜팔 주선, 여성 접견인 알선, 음란물·성인잡지 반입, 스포츠도박·복권 구매 대행, 주식·가상자산 투자 대행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펜팔 중개는 업체가 교정시설 내부 수용자들과 형성한 인맥을 통해 펜팔을 원하는 여성 수용자를 소개받은 뒤 직접 편지를 보내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확보한 정보를 장기간 축적해 펜팔 명단을 만들고, 일반 사회인이나 남성 수용자 등이 원하는 연령대와 외모·체형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 이에 맞는 상대를 연결해준다.
펜팔 소개비는 기본 20만 원부터 조건에 따라 100만 원대도 있다. 연령이나 외모·체형 등 요구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금액이 높아진다. 업체가 받은 소개비 일부는 여성 수용자에게 돌아간다. A 씨는 “소개비 10만 원을 받으면 절반 정도를 여성 수용자의 영치금으로 넣어준다”며 “가볍게 하는 경우에도 한 달에 20만~30만 원 정도 벌고, 많이 하는 사람은 100만 원 단위로 벌기도 한다”고 말했다.
펜팔 중개는 여성 수용자의 개인정보와 외모·신체조건 등을 활용한 수익사업으로 이어진다. 일부 업체는 이용자가 원하는 연령대와 외모·체형 등에 따라 소개비를 달리 받고, 선정적인 내용의 이른바 ‘19금 펜팔’을 원할 경우 별도로 요청하도록 안내하기도 했다. 이 경우 소개료는 일반 펜팔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가 업체에 전달되고 활용되는 과정도 불투명하다. 수발업체 관계자들은 펜팔 수요가 있을 만한 여성 수용자의 경우 교정시설 내부 인맥을 통해 이름이나 수용정보 등이 먼저 업체에 전달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사자가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전에 신상 정보가 외부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펜팔 참여 과정에서 제공된 정보가 다른 이용자에게 어느 범위까지 전달되는지, 업체가 이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수용자의 편지는 헌법상 통신의 비밀과 사생활의 자유와 관련돼 원칙적으로 검열 대상이 아니고, 수발업체와의 금전 거래도 수용자 본인의 보관금이 아닌 제3자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교정당국이 거래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형사법령 위반 내용이 편지에 담겼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등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면 해당 수용자를 ‘편지 검열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발업체를 통한 거래가 불법·편법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우표깡’이다.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구입한 우표나 선납 등기 라벨을 수발업체에 보내면 업체가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를 사들이고 그만큼 각종 심부름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거래가는 통상 액면가의 60% 안팎으로 형성된다.
사진 등 음란물 반입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인 반입 절차를 거치기 어려운 선정적 자료를 일반 출력물이나 우편물 사이에 섞어 보낸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수발업체 관계자 B 씨는 “교정당국도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다. 열 번 정도 보내면 두세 번은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며 “일부 업체는 아예 교정시설 수요를 겨냥한 성인용 잡지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업체 자체에 대한 관리·감독과 함께 불법·편법 이용이 확인된 수용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수발업체를 통한 불법·편법 행위가 반복되고, 별도 등록 없이 운영되는 업체가 많아 돈을 받고 잠적하는 등 피해 사례가 많다”며 “업체 자체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어 “업체 이용 과정에서 재소자에게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추가 범죄를 막기 위해 접견이나 외부 연락 대상을 가족·친인척 등으로 제한하는 등 더 엄격한 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