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페이스오프 횡령범이 현실에서 발생해 화제다.
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47억을 횡령하고 도주한 페이스오프 횡령범 이야기가 공개됐다. 횡령범을 잡기 위해 현상금이 무려 1억 원이나 내걸렸다. 수배된 주인공은 윤 아무개 씨다. 한 회사에서 자금을 담당하던 그는 지난 1월 공금 47억 원을 들고 흔적없이 사라졌다. 3년 간 가족처럼 지냈던 회사 사람들을 배신하고 돈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윤 씨는 지난 2월 20일 목포의 한 건물에서 결국 체포됐다. 놀라운 점은 윤 씨를 찾아낸 게 수사기관이 아니라 그의 행적을 쫓던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이었다는 사실이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쳐
제작진은 윤 씨를 추적가던 중 그가 한 성형외과에서 얼굴을 성형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가 숨어있던 건물 CCTV에서는 페이스오프한 횡령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드러운 인상이었던 그는 이마 보형물, 쌍꺼풀 수술, 코 수술 등으로 날카로운 인상으로 변해있었다.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페이스오프한 셈이었다.
제작진은 결정적인 단서를 그의 고향인 전라도의 한 섬에서 포착했다. 도주 중 택시를 이용해 두차례 고향 섬을 찾아온 것이다. 제작진은 윤 씨가 섬을 찾아올 때마다 커다란 상자와 삽을 가져왔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빈손으로 되돌아왔다는 택시기사의 증언을 확보했다.
횡령한 47억원 중 34억여 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했던 윤 씨는 다량의 돈을 가지고 도주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고향 섬 어딘가에 47억 원을 묻었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런 정황을 바탕으로 제작진은 섬을 수색했고 무려 16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찾아냈다. 모두 5만원 권으로 비닐에 꼼꼼히 싸인 채였다.
제작진은 윤 씨가 고향 섬을 두 차례 찾아올 때마다 동행했던 인물이 그의 조카임을 알아냈고, 조카를 통해 윤 씨가 숨어있는 은닉처도 찾아냈다. 목표에서 만난 그는 성형수술을 한 부위가 채 아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