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기금’ 33만 명 빚 절반 탕감…아깝게 탈락한 사람들 ‘곡소리’

[일요신문]

말 많았던 국민행복기금이 운영방안을 정하고 29일 출범한다. 규모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322만 명보다 크게 줄어든 66만 8000명이 수혜를 입게 되지만, 원리금을 최대 70%까지 탕감해준다는 점에서 그간 내놓은 가계 대책 중에서 가장 강도가 세다.

사진제공=청와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에 따르면 우선 1억 원 이하 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 약 33만 명이 대상이다. 학자금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도, 기존 공적 자산관리회사가 관리하는 연체자 211만 명 가운데 11만 4000명도 이 제도로 빚을 탕감받게 된다.

지원 대상으로 확정되면 나이, 연체기간, 소득 등을 따져 50%까지 채무를 탕감받고 나머지는 10년 내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기초수급자 등은 채무 감면율이 최대 70%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신청자가 다시 연체를 하거나 은닉 재산이 발견되면 채무 감면을 무효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이 될 수 있기에 일단 '신청해 놓고 보자'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6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자나 성실하게 부채를 갚아온 사람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행복기금 신청은 자산관리공사 18개 지점과 신용회복위원회 24개 지점 그리고 16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 다음달 22일부터 30일까지 가접수, 5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본접수를 할 수 있다.

국민행복기금 지원 대상이지만 채무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은 7월 이후 국민행복기금이 개별 통지해 신청 의사를 확인한다. 다만 자발적으로 신청한 사람들에 비해 빚 탕감 비율이 낮게 적용된다.

김수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