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시동 거나
세아그룹은 이미 지난 2001년부터 세아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고 지분 증여를 마무리하며 안정적인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해 왔다. 다만 그룹의 모기업이자 주력 계열사인 세아제강은 세아홀딩스와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세아제강은 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세아베스틸 지분만 6.03%를 보유중이다. 주력 사업회사인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의 주요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세아홀딩스가 그룹의 양대 축이다.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에 대한 두 형제간 지분율도 비슷하다. 세아홀딩스의 경우 고 이운형 회장이 17.95%를 보유하고 있고, 이순형 회장이 17.66%를 보유중이다. 고 이 회장의 장남 이태성 세아홀딩스 이사(35)가 선친과 같은 17.95%를, 이 회장의 장남 이주성 세아베스틸 이사(35)도 17.94%를 보유중이다.
이밖에 고 이 회장 부인 박의숙 씨와 세 딸(은성, 호성, 지성), 이 회장의 부인 김혜영 씨와 딸(주현)이 각각 1% 안팎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세아제강의 경우엔 고 이 회장이 12.93%, 이 회장이 11.34%를 보유중인 가운데, 이태성 이사가 10.74%, 이주성 이사가 10.77%를 쥐고 있다. 두 형제의 아내와 딸들도 세아홀딩스와 비슷한 정도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일 이 회장은 기존에 맡아 왔던 세아홀딩스 회장 외에 형인 고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 회장직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룹 회장직은 아직 공석이다. 업계는 세아그룹이 이 회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세아제강과 세아홀딩스의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의 3세들이 아직 경영권을 바로 물려받기에는 나이가 어리고 철강 업황이 좋지 않아 이 회장이 현재 그룹을 수습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세아그룹 2세 형제간 사이가 꽤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분 정리 및 후계 구도와 관련해 3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선 계열분리 등의 얘기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아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 가능성을 일축하며 “현재 이 회장께서 지분 정리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며, 후계 구도의 경우 ‘능력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현재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고 이운형 회장의 딸들까지 포함해 이 가족들을 배려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