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 주위에도 짐승이?
‘육군사관학교 성폭행 사건’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육사 졸업식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청와대
최근 발생한 성범죄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뽑으라면 단연 ‘육군사관학교 성폭행 사건’일 것이다. ‘생도의 날’ 축제기간이었던 지난 22일 육사 영내 교정에서는 생도 20여 명과 지도교수들이 섞여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원칙적으로 생도들은 술을 마실 수 없는 신분이었으나 이날은 지도교수의 주관으로 마련된 자리라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오갔다. 그 속에는 4학년 A 생도(22)와 2학년 B 생도(여·20)도 함께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B 생도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도 못할 정도가 됐다. 이를 발견한 지도교수는 B 생도를 생활관으로 데려가 쉬게 한 뒤 다시 교정으로 돌아왔다. 그때만 하더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던 A 생도는 얼마 뒤 모습을 감췄다. 그가 향한 곳은 B 생도가 쉬고 있던 생활관. A 생도는 술에 취한 B 생도를 자신의 생활관으로 데려갔고 문을 잠그고 성폭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A 생도의 범죄행각은 이내 발각되고 말았다. 두 사람이 없어진 것을 알아챈 학과 생도들이 행방을 찾아 나섰고 A 생도의 생활관에서 수상한 소리가 나자 문을 두드려 열 것을 재촉한 것. A 생도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문밖으로 나왔으나 그의 침대에는 B 생도가 이불에 덮인 채 누워있었다. 이에 육군은 A 생도를 성 군기 위반 혐의로 구속수감했지만 A 생도는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 성폭행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노조의 지역 간부가 전 조합원을 성폭행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민노총 건설노조 대구경북기계건설지부 간부 이 아무개 씨(42)가 과거 민노총 소속 노조원 여성 C 씨(27)를 성폭행해 현장에서 검거된 것이다.
이 씨는 지난 23일 오전 3시 30분 쯤 경북 경주시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배석한 C 씨에게 지리 안내를 부탁했다. 경주 지리에 어둡다는 이 씨의 말에 C 씨는 함께 택시를 타고 경주시 노서동의 한 여관으로 향했다. 이후 이 씨는 “잠깐만 들어와 보라”며 C 씨의 팔을 잡아당겨 여관방으로 끌고 가 강제로 침대에 넘어뜨리고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C 씨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격렬히 저항했으나 이 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폭행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무가내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C 씨는 이 씨가 잠이 든 오전 5시쯤 “성폭행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했고 이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우발적으로) 그런 마음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저녁 주민들의 통행이 잦은 엘리베이터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친 용의자가 현직 의경이라는 소식도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28일 인천 해양경찰서 소속 의경 위 아무개 씨(23)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D 씨(여·27)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일산경찰서에 따르면 위 씨의 범행은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뤄졌으며 그 수법 또한 대담했다. D 씨가 홀로 엘리베이터를 탄 것을 목격한 위 씨는 곧장 그를 따라가 문이 닫히기 전 동승했다. 이후 위 씨는 엘리베이터 한쪽 구석으로 몸을 숨기고 머리에 수영모를 쓴 뒤 손에는 비닐장갑까지 끼는 치밀함을 보였다. 머리카락이나 지문이 남지 않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준비를 끝마친 위 씨는 무방비 상태였던 D 씨에게 달려들어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놀란 D 씨는 발길질을 하는 등 거세게 반항했고 당황한 위 씨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달아나며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의 아버지는 “가해 남성이 머리가 짧고 체격이 좋은 것으로 보아 군복무 중인 병사가 아닌가 싶다”며 경찰에 진술했고 수사 결과 실제 위 씨는 휴가를 나온 현역 의경 신분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나이와 신분을 막론한 성범죄 확산 현상을 두고 한국범죄심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상균 백석대 교수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원인을 분석했다.
첫째는 사회적 분위기 변화에 따른 원인인데 김 교수는 “과거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혼자 고통을 이겨냈다면 최근엔 신고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여성인권 신장과 더불어 성범죄 공론화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각계각층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사건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음란물이 범람하는 사회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도 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음란물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알게 모르게 이러한 자극에 노출된 사람들은 점차 강한 성적자극을 찾는다.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다 보면 성적 충동이 강해지는 반면 조절 능력은 떨어진다. 그러다 결국 범죄까지 이어지는데 이러한 현상이 지위와 연령을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엽기’ 군인들 많다
가슴에 수건 넣고 여성들 알몸 감상
최근 일어난 각종 성범죄 사건에서 군인들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여장까지 불사하고 찜질방에서 여성들의 알몸을 훔쳐본 황당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29일 휴가를 나온 육군 일병 박 아무개 씨(22)는 서울 서교동의 한 찜질방에 들어가 여성 탈의실에 몰래 잠입했다. 주변에 있던 여성용 찜질복으로 갈아입은 박 씨는 보다 완벽한 변장을 위해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가슴에 수건까지 말아 넣는 엽기적인 행동도 불사했다.
나름 변장을 마친 박 씨는 안마기에 누워 여성들의 알몸을 훔쳐보기 시작했는데 그의 범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예쁘장한 얼굴로 언뜻 봐서는 성별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손님이 찜질방 직원에게 알리면서 결국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에서도 육군 일병 손 아무개 씨(21)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상근예비역인 손 씨는 지난 30일 오후 5시 무렵 양양읍의 한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와 계단에서 여학생의 치마 속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육군 헌병대로 신병이 옮겨진 손 씨는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가슴에 수건 넣고 여성들 알몸 감상
나름 변장을 마친 박 씨는 안마기에 누워 여성들의 알몸을 훔쳐보기 시작했는데 그의 범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예쁘장한 얼굴로 언뜻 봐서는 성별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그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손님이 찜질방 직원에게 알리면서 결국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에서도 육군 일병 손 아무개 씨(21)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상근예비역인 손 씨는 지난 30일 오후 5시 무렵 양양읍의 한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와 계단에서 여학생의 치마 속을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육군 헌병대로 신병이 옮겨진 손 씨는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