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중견건설업체를 압수수색하는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개인비리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를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여환섭)에 따르면 압수수색한 H 건설이 원 전 원장에게 보낸 선물리스트를 확보했다. 이 건설회사 대표 H 씨는 원 전 원장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순금과 명품가방 등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H 씨가 원 전 원장에게 실제로 선물을 건넸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원 전 원장에게는 뇌물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과 사정당국에 따르면 2010년 12월 당시 한국남부발전 기술본부장이던 이상호 현 한국남부발전 대표가 “청와대(BH)의 뜻”이라며 H 건설을 하청업체로 선택하도록 삼척 그린파워발전소 2공구 시행사인 두산중공업과 대림산업에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상조사 결과보고서'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 건설 대표 H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5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린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