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일제강점기 ‘시구개정사업’ 으로 강제 철거
4일 발견된 계단으로 사용 중인 청주읍성 성돌./사진=청주시
4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 회복과 원도심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청주읍성 재현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수동 삼일공원 인근에서 성돌 65개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청주의 여러 문화·학술단체로 구성한 '청주읍성 성돌모으기운동본부(본부장 류귀현)'는 청주읍성을 재현하는데 원래의 성돌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취지로 지난 3월부터 성돌을 찾고 있었다.
그동안 청주시내 성안동 일원을 중심으로 주택가와 개발지역을 조사했으나 성돌이 분포할 만한 지역은 대부분 건물이 밀집하고 지표면이 포장된 상태여서 성돌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장현석 전 청주문화원장이 우암산 서쪽 기슭에서 다량의 성돌을 발견하고 이를 청주읍성 성돌모으기 운동본부와 청주시에 제보, 현지 조사를 벌여 청주읍성 성돌임을 확인했다.
청주읍성 성돌모으기 운동본부는 지금의 삼일공원 바로 아래 일제강점기 일본인 신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이 성돌은 신사 건축에 사용되고 나서 광복 이후 신사가 철거되면서 주변에 남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일제에 의해 읍성이 철거된 후 성돌 대부분이 하수구 축조에 사용되거나 공공기관의 건축에 끼어들어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 일신여자고등학교 내에 있는 청주 탑동양관(유형문화재 제133호)의 기단부에서도 다수의 성돌이 확인된 가운데 이번 수동 우암산 아래서 많은 성돌이 발견됨으로써 1911년부터 14년까지 '시구개정사업'이라는 구실로 철거된 후 일본인들이 신사를 세우면서 읍성을 철거하며 생긴 성돌을 가져다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된 성돌은 우암산 순환도로에 오르는 계단과 주변축대에 사용된 것들로 한쪽 면을 잘 다듬어 벽돌모양을 이루고 있다. 성벽 안쪽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길쭉하게 다듬은 치아모양(견치석)으로 전형적인 성돌의 형태를 보여준다.
청주시는 이 성돌로 축조된 계단을 다른 석재로 대체해 쌓은 후 성돌을 확보, 중앙공원 서쪽 담장부분에 재현하려는 성벽 재현에 이용할 방침이다.
임병찬 문화관광과과장은 “청주읍성 외곽지역에서 무더기로 성돌이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앞으로 청주읍성 성돌모으기 운동본부와 공동으로 인근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해 성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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