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 명의의 연 희동 금싸라기 땅이 전 전대통령의 비서관 에게 팔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여러 추측 을 낳고 있다. | ||
문제의 땅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바로 옆에 있는 시가 10억대의 연희동 95-45 대지. 지난 82년부터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43) 명의로 등재돼 있던 전씨가(家)의 땅이다. 그런데 이 땅의 소유권이 지난 99년 6월 이아무개씨(53) 앞으로 옮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의혹이 일고 있다. 매입자인 이씨가 바로 전 전 대통령의 개인비서관이기 때문이다.
전씨가의 연희동 땅은 크게 세 지번으로 구성돼 있었다. 전 전 대통령 본인 명의의 95-5와 부인 이순자씨 명의의 95-4, 그리고 바로 이웃해 있는 장남 재국씨 명의의 95-45 대지가 바로 그것. 이 가운데 전 전 대통령 명의의 대지는 비자금 사건 추징금과 관련, 국가에 압류된 상태다.
재국씨 명의의 대지가 이씨 앞으로 명의이전된 99년 당시의 ‘거래’는 그저 흔한 토지 매매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막대한 추징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의 처지와 매입자가 전씨의 측근 가운데 측근인 ‘연희동 비서관’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매매 배경이 아리송해질 수밖에 없다. 연희동 땅 매매에 얽힌 속사정은 과연 무엇일까.
전 전 대통령이 1백37평 규모의 연희동 95-45의 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통령이 된 이듬해인 지난 82년 말이다. 이미 95-45와 맞닿은 95-4와 95-5에 본채와 별채를 마련하고 있던 전 전 대통령. 집주변에 다른 사람 명의의 땅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못마땅해서였을까. 같은해 12월24일 전 전 대통령은 대학생이던 장남 재국씨 명의로 이 땅을 매입하게 된다.
그후 오랫동안 공터로 남아 있던 95-45 대지의 주인이 바뀐 것은 지난 99년 6월12일. 부동산등기부에 나타난 새 주인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이아무개씨다. 의문은 이씨가 다름아닌 전 전 대통령의 ‘현직’ 비서관이란 사실에서 출발한다.
이씨는 지난 96년 전 전 대통령이 비자금 관련 수사를 받을 때도 전씨의 개인비서관으로 근무한 인물.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직전 그의 은닉 비자금을 현금으로 바꾸는 심부름을 하는 등 전 전 대통령의 측근 가운데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보유하고 있던 30억원 상당의 무기명채권을 지난 96년 1월27일과 29일 모두 두 차례에 걸쳐 명동 사채업자 박아무개씨(43•여)로부터 현금으로 바꾼 뒤 이를 부인 이순자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같은해 4월29일 다시 채권 10억원을 사채업자 박씨를 통해 현금화하려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검찰에 붙잡혔다. 이 때문에 이씨는 서울지검 특수3부에 모두 7번이나 불려가 조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