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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교동 아태재단 옆에 신축중인 김대중 대통령 사저의 지난 8월 초 모습 | ||
대통령도 사람이니 넓은 집에서 편하게 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임기 말마다 전임 대통령 집들의 호화 증개축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의 ‘욕심’이 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도대체 역대 대통령들은 얼마나 넓고 큰 집에 살기에 퇴임 때마다 이런 잡음이 나오는 것일까. <일요신문>이 김대중 대통령 자택 신축 논란을 계기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씨 등 전현직 대통령들의 집을 입체비교해 보았다.
대한민국 면적은 9만9천3백73㎢. 이곳에 인구 4천7백90만4천여 명이 ‘꽉꽉’ 모여살고 있다. 여기에서 산이나 강, 임야 등을 제외하고 사람이 살고 있는 ‘1인당 주거면적’은 고작 6.1평(2000년 기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이 차지하고 있는 1인당 주거면적은 과연 얼마나 될까.
전현직 대통령 4인의 평균 주거면적을 계산해본 결과 국민 평균치(6.1평)보다 무려 15배나 넓은 약 94평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현직 대통령 집들의 대지면적의 합계를 주거자(전현직 대통령 내외)의 수(8명)로 나눈 값이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큰 집’ 선호현상은 집의 연면적에 대한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연면적은 각 층의 바닥평수를 합한 것인데 이것으로 집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전현직 대통령 4인의 집 연면적은 평균 1백49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연면적이 넓은 집은 최근 호화주택 논란을 빚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 집으로 1백99평에 이른다. 그 다음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으로 약 1백95평.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 연면적은 1백6평, 김영삼 전 대통령 집은 1백2평이다. 모두 1백 평이 넘는 ‘대저택’으로 볼 수 있다. 대지면적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이 약 3백42평으로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김대중 대통령으로 1백74평, 노태우 전 대통령이 1백32평으로 3위, 김영삼 전 대통령은 1백2평으로 가장 ‘작은’ 땅을 소유했다.
그렇다면 전현직 4인 가운데 가장 비싼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먼저 공시지가로 살펴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이 약 10억6천만원으로 수위를 차지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 집(7억6천만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4억1천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상도동 집은 공시지가 3억2백만원으로 ‘말석’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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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집 | ||
김 대통령 집을 시공중인 신안건설 관계자는 건축비와 관련해 “8억8천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 자재나 고급 마감재 채택 여부에 따라 건축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한나라당에선 이 집의 시세를 땅값을 포함해 약 45억원 정도로까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측에선 ‘부풀리기’라며 반박하고 있어 실제 시세가 얼마인지는 베일에 싸일 수밖에 없다. 단순히 주변 시세대로 땅값과 건축비를 더했을 경우 동교동 집값은 25억원대.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가장 싼 집에 살고 있다. 한 부동산업자는 “김 전 대통령 집 일대는 평당 6백만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김 전 대통령 집과 비슷한 규모의 주택이 7억원선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다. 이보다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이 있는 연희동 일대는 땅값이 비싼 편에 속한다. 평당 6백만∼1천만원에 거래되는데 노 전 대통령 집 일대는 요지라서 평당 1천만원 이상이라고 한다.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집과 유사한 1백8평의 2층짜리 주택이 매물로 나왔는데 12억원선에서 거래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인근 땅의 시세도 평당 6백만∼1천만원선이다. 전 전 대통령의 집은 이런 주변 시세대로라면 최고 34억원을 호가한다. 부동산 관계자도 “그 일대는 매물이 안나와 추정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평당 1천만원 이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주변 땅의 시세만을 가지고 집값을 따진다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이 최고가이고, 김대중 대통령의 동교동 집,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전, 노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 비자금 사건의 추징금 문제로 각각 자기 명의의 부동산이 가압류돼 있는 상태라서 가족 명의의 땅을 제외하곤 실질적인 재산권 행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음은 전현직 대통령들의 집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마포구 동교동 178-1에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집. 동교동 집은 지난 3월께 개축의 첫 삽을 뜬 뒤 지금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최고높이는 10.20m이다. 연면적은 1백99평.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비율)은 42.62%로 법정 비율 60%를 초과하지 않았다. 용적률(연면적에 대지면적을 나눈 값)은 73.75%로 법정 비율 300%에 훨씬 못미친다. 부동산등기부상 소유자는 이희호 여사로 돼 있다. 집 내부는 8개의 방과 7개의 욕실, 거실 3개, 창고 5개, 엘리베이터, 실내정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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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 ||
문을 열고 들어서면 ‘손바닥 만한’(2~3평 규모)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지하 1층은 17평에 기계실과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지상 1층은 47평인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5평 정도의 응접실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 방은 2개 있는데 하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다용도실로 쓰고 있다. 2층은 34평 규모로 김 전 대통령 내외만의 공간이다. 넓은 침실 1개와 서재로 쓰는 방 1개가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저로 사용하고 있는 집은 연희동 108-17에 자리잡은 2층 양옥집. 노씨가 이곳으로 들어온 것은 군복을 벗고 정무제2장관이 된 직후인 지난 81년 말이었다. 당시 노씨는 부인 김옥숙씨의 큰오빠 즉 손위 처남인 김진동씨로부터 이 연희동집을 매입했다. 건물등기부를 토대로 살펴본 노씨의 집은 연면적 1백5평의 저택. 관할 구청에 확인해본 결과 이 집은 최초 세워진 뒤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증축됐다.
즉 처음 건축될 당시 연면적 72평의 ‘아담한’ 사이즈의 집이 노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되기 전인 81년 건평이 25평 늘어났다. 그 뒤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92년 다시 7평이 늘어 지금의 저택이 완성된 것. 집안 구조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전형적인 양옥집이다. 방은 1층과 2층에 각각 2개씩 모두 4개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현재 이 집은 지난 95년 12월8일 노씨가 법원으로부터 2천8백38억여원을 추징당하면서 국가에 가압류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했던 노씨의 집과는 달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집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전씨의 집 주변을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던 전경들로부터 제지를 받아야 했다. 현재 전씨 부부가 사용하고 있는 집은 연희동 95-4와 95-5에 자리잡은 두 채의 건물이다. 각각 부인 이순자씨와 전 전씨 소유로 돼 있는 두 집은 대문은 따로 설치돼 있지만 한 집처럼 사용된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귀띔.
전씨가 가장 먼저 마련한 95-4 소재 1층짜리 양옥집은 현재 부인 이씨 명의로 돼 있다. 전씨가 이 집을 사들인 것은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시절인 지난 69년 초가을. 등기부상으로 이 건물에 입주한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지난 78년 3월이었다.
당시만 해도 대지 40여 평짜리 허름한 한옥에 불과했던 이 집은 80년 7월 전 전 대통령이 국보위 상임위원장으로 있던 시절, 대지 규모 2백50평에 이르는 거대한 집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당시 연희동 일대에 불어온 ‘지번 통폐합’ 바람을 타고 주변의 3개 지번을 합병했기 때문이었다.
지번 통폐합에 힘입어 저택의 터전을 마련한 전씨는 대통령 퇴임 두 해 전인 지난 86년 여름 바로 옆 지번인 95-5의 2층짜리 한옥집(대지 94평)을 자신의 명의로 추가 매입해 개축하면서 지금의 ‘대저택’을 완성했다. 하지만 전씨 역시 지난 96년 6월29일 법원으로부터 2천2백59억여원을 추징당하면서 자신의 소유로 돼 있던 이 집을 가압류당한 상태. 퇴임을 앞두고 집을 크게 넓혔지만 결국 허사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