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술값 대신 강간 시도한 남성의 “화대줬다” 주장에 재판부 “변명하지마”

[일요신문] 대부분의 법정이 그렇지만 양측의 주장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는 여성과 성매매를 하려다 자신을 모함한다는 남성의 법정 다툼에서 재판부는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지난 3월 경북 지역에서 벌어졌다. 올해 59세인 A 씨는 주점을 운영하는 여성 B 씨(30)가 바로 사건 당사자다.

우선 피해자인 B 씨의 주장은 다음과 갚다. 거듭해서 밀린 술값을 요구하는 B 씨에게 A 씨는 ‘밀린 술값 줄테니 집으로 오라’고 말해 A 씨를 유인했다. 이후 B 씨는 A 씨를 성폭행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격분한 A 씨는 주먹으로 B 씨의 머리 등을 가격해 상해를 입혔다.

영화 <외뢰인>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반면 A 씨의 주장은 다르다. A 씨는 반대로 B 씨가 돈(화대)을 받고 성매매를 하려다가 자신을 모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 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최월영)는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6개월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신상정보 고지 5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선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그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B 씨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밝힌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시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가 화대를 받고 성매매를 하려다 자신을 모함한다고 변명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