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녹취록 진보진영에 떠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김재연 의원 등 관계자들이 8월 28일 이석기 의원 집무실 앞에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막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8월 29일 이석기 의원실 압수수색을 지켜보던 한 통합진보당 핵심 당직자의 말이다. 관련 녹취록까지 공개됐지만 당 관계자들은 “저런 모임은 주사파 행동 강령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다른 진보당 관계자는 “지금 신문에 ‘RO(혁명조직)산악회’가 나오는 것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솔직히 RO는 1996년 이전 전국연합 시절 때나 있을법한 조직이다. 민혁당 사건으로 전국연합이 흩어진 이후에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지 저런 모임은 절대 안 한다. 문서도 남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의 핵심 당직자 역시 “지금 상황에서 어디 강원도에 숨어 모의했다면 모를까 서울 마포에서 대규모로 모일 이유가 없다”며 “다른 목적이 있는 모임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해당 모임 성격에 관해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는 통합진보당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NL(민족해방) 계열이 조직별로 따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조직이 다르면 서로 무슨 일은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석기 의원에 관한 비토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다시 핵심 당직자의 말이다.
“이석기 의원 무리들이 의회에 진출하면서 오버한 측면이 많았다. 이번 녹취록도 모임 참석자가 변심해 제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엄밀하게 따져서 지금 NL 본류가 언론에 나오는 경기동부는 아니다. 경기동부는 지난해 부정경선 논란 과정에서 약화됐다.”
이석기 의원이 8월 29일 국정원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SNS를 통해 통합진보당 경선부정 사태를 외부에 알렸던 ‘워즈헤븐(@Was_heaven)’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국정원과 통합진보당 내 일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회심의 한 방을 날린 것”이라며 “민주당에서도 손 안 대고 통합진보당과 결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만큼 나쁘지 않은 상황으로 볼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번 이석기 녹취록에 관해 “그냥 지들끼리 모여 희희덕 거리는 수준”이라며 “진보 진영에 알음알음 떠도는 또 다른 녹취록들이 있기는 하다. 전라도 지역 의원 것도 있고 경기동부 출신 것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 내용은 내가 아는 것과 다르다”고 전했다. 앞으로 또 다른 내용들이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최근 <진보는 죽었다>는 책을 통해 “나는 이석기 의원 감옥 보내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라고 선언한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회 의원은 “지금 사태는 이석기 존재감만 키워주는 꼴”이라고 전했다. 이 구의원은 지난해 부정경선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당에서 제명돼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그는 “국정원이 현 시국을 타개하려고 무리수로 일을 벌인 것”이라면서도 “이석기 의원은 이미 한 가지 명확한 범죄 사실이 드러나 수사를 받고 있다. 거기에 내란죄를 씌워 공안탄압의 피해자로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범죄란 국고횡령혐의다. 이석기 의원이 대표로 있던 CNP전략그룹(CN커뮤니케이션즈)이 각종 선거에서 홍보대행 업무를 맡으며 허위 견적서를 만들어 국고 보전 비용 4억여 원을 과다 신청했다는 것이 혐의의 골자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주요세력 인천연합 출신 밀입북 관여 정황 막후
정의당까지 사정권 들어가나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현재 ‘이석기 녹취록’보다 밀입북 사태를 더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검찰과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 측근 인사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전후 중국을 통해 밀입북한 정황을 잡고 구체적인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 자명하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뿐만 아니라 정의당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밀입북과 관련해 장기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에는 경기동부뿐만 아니라 인천연합 출신 관계자도 연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NS를 통해 통합진보당 경선부정 사태를 외부에 알렸던 ‘워즈헤븐’ 역시 “경기동부는 와해 수준으로 가고 있다. 지금 제일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게 인천연합, 그 다음이 광전연합(광주전남연합) 순”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천연합 출신이 통합진보당뿐만 아니라 정의당에도 상당수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야권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합진보당과는 연대를 끊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반면 정의당에 관해서는 여전히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정의당까지 그런 세력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면서도 “NL이 자생력이 강하지 않나. 이들이 통합진보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까지 전부 리셋 시킨 뒤에 또 다른 이름으로 민주당을 괴롭힐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정의당까지 사정권 들어가나
그런데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뿐만 아니라 정의당 역시 안심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밀입북과 관련해 장기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에는 경기동부뿐만 아니라 인천연합 출신 관계자도 연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NS를 통해 통합진보당 경선부정 사태를 외부에 알렸던 ‘워즈헤븐’ 역시 “경기동부는 와해 수준으로 가고 있다. 지금 제일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게 인천연합, 그 다음이 광전연합(광주전남연합) 순”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천연합 출신이 통합진보당뿐만 아니라 정의당에도 상당수 포진돼 있다는 점이다. 야권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합진보당과는 연대를 끊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반면 정의당에 관해서는 여전히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정의당까지 그런 세력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면서도 “NL이 자생력이 강하지 않나. 이들이 통합진보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까지 전부 리셋 시킨 뒤에 또 다른 이름으로 민주당을 괴롭힐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