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북측 응원단을 밀착 경호하는 사람들은 국가기관에서 엄선된 30여 명의 남측 안전요원들이다. 소속 기관을 밝히지는 않지만 국정원과 안기부, 경찰청 등에서 파견된 사람들로 구성됐다.
북측 응원단이 묵고 있는 만경봉-92호만 빼놓고는 하루 종일 북측 응원단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들은 누구보다 응원단의 이모저모를 훤히 꿰고 있는 사람들이다. 안전요원 A씨는 “미모가 뛰어나긴 하지만 아직도 사고의 폭이 좁아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답답함을 느낀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사회주의 교육을 통해 훈련받은 상태라 그런지 남측 문화에 대해 심한 이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몇몇 응원단원들은 평소 교육받았던 남측 실상과 직접 목격한 장면들과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깨닫고 다소 혼란스워하는 모습이었다고. 40대 이상의 임원진들은 자본주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고집으로 일관하지만 젊은층은 다소 전향적인 자세와 호기심으로 남측의 참모습에 대해 궁금해한다. 안전요원 B씨는 응원단을 통해 북한 젊은이들의 현실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털어 놓는다.
“꿈이 뭐냐, 장래 뭘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자아가 없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움직일 뿐이다. 그런 점에 대해 지적하면 ‘우리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습네다’라며 입을 닫는다.” 북측 응원단은 부산에 오기전 노래 1백여 곡을 연습해왔다며 안전요원들에게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장에서 부르는 노래가 고작 10여 곡 안팎이라 1백여 곡을 연습해왔다는 주장은 선전용일 가능성이 짙다.
노래는 외모를 앞세운 응원단보다 취주악단들이 더 잘 부른다. 악기를 놓고 노래만으로 응원할 때 탁 트인 음색이 성악가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고. 응원단의 리더를 맡고 있는 인사들은 평상시엔 다소곳한 태도를 보이다가도 논쟁이 벌어지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남한 요원들과 입씨름을 벌일 만큼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보인다. 이들은 남한 요원들은 물론 남측 기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개방적이다.
〔영〕
온라인 기사 ( 2024.07.06 1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