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오리알 된 이창석

세 조카 대신…비자금 불똥 독박

[일요신문] 전두환 추징금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잊혀 간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전 씨의 처남 이창석 씨다. 이 씨는 경기도 오산 일대 땅을 전 씨의 차남 재용 씨와 거래하면서 양도소득세 60억 400만 원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조세)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달 2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임준선 기자 [e-mail]

이 씨는 전두환 비자금을 관리했던 인물로 수사 초기부터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렸다. 때문에 그를 통해 전두환 비자금의 실체를 캐려는 시도가 계속됐다. 결국 이 씨는 전 씨 일가 중에서는 가장 처음 검찰의 부름을 받았고 그때부터 분위기 반전도 이뤄졌다. 평소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는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을 끔찍이 아꼈다고 한다. 전 씨 측근에 따르면 동생의 구속 소식이 들릴 무렵 이순자 씨는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전 씨 일가는 버티기 작전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으며 마침내 자진납부라는 결정까지 이어졌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자진납부 결정 등을 고려해 형사절차상 참작사유로 감안할 방침을 발표했으나 어쨌든 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 씨가 될 것이다. 추징금 환수가 원활히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여태껏 드러난 전 씨 일가의 불법혐의가 워낙 많아 모든 걸 덮고 갈 순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인데 그게 이 씨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두환 비자금의 불똥이 전 씨의 아들 3명을 피해 외삼촌 혼자 독박을 쓰는 안쓰러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박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