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땐 주민들 총동원 복구 공사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진출처=MBN 캡처
건설 속도 역시 가히 초스피드다. 마식령 스키장은 올 초 첫 삽을 떴다. 착공한 지 불과 1년도 안 돼 초대형 규모의 스키장이 완공된 셈이다. 북한 특유의 속도전 양상이 전개됐다하더라도 이렇게 단시간 내에 대규모 리조트 시설이 완공됐다는 것은 상부의 특별한 의지가 없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영국 BBC가 추정한 공사 자금은 3억~5억 달러 수준이다. 만성적인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선 분명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국내의 한 대북단체에 따르면 지난 7월경에는 마식령 스키장 건설현장이 홍수로 인해 대규모 산사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애초 목표했던 완공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한다. 당시 산사태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가옥과 농지는 큰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당시 인근 지역 대학생들과 주민들을 총동원해 농지 복구가 아닌 마식령 스키장 복구에 열을 올렸다. 만성적인 식량 사정보다 스키장 건설이 우선이었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각별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식령 스키장 건설의 가장 주된 이유는 역시 외화벌이 수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 효용성을 두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문제는 주변 시설이다. 마식령 스키장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접경지역이 아닌 강원도라는 점에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애초에는 스키장과 함께 인근 지역 국제공항 건설도 함께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외부 투자 무산으로 현재는 힘들어진 상황으로 알고 있다. 차라리 접경지역에 위치한 개마고원 삼지연 스키장을 재정비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지연에는 공항도 있고 중국과도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초대형 리조트 시설이기 때문에 하루에 투입되는 전기량 등 운영비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까딱하면, 유령시설로 전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