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정보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영어 제목은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로 2012년 작이다. 국내 온라인에선 엉뚱하게 ‘톰 행크스 산드라 블록 주연의 영화’로 더 알려져 있다. 러닝타임은 129분이다.
지난 2000년 영화 <빌리 엘리어트>로 입봉해 데뷔작부터 전세계 영화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2008년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이후 4년여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국내에선 아직 미개봉 작품으로 DVD로는 출시돼 있으며 웹하드 업체에서 ‘제휴콘텐츠’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2006년에 출간된 조나단 사프란 포어의 베스트셀러 소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한국에서도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이병헌이 김태희에게 ‘마음을 치료하는 책’이라고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웹하드 사이트에선 너무 긴 제목 때문인지 본래 제목보다는 ‘톰 행크스 산드라 블록 주연의 영화’이라는 제목으로 더 통용되고 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으니 제목이 묘하게 변신한 경우인데, 사실 이 영화의 주연 배우는 톰 행크스와 산드라 블록이 아니다. 실제 주인공은 극중 부부인 톰 행크스와 산드라 블록의 아들인 오스카 쉘 역할의 토마스 혼이다. 오히려 톰 행크스는 사망한 아버지로 나와 사실상 비중은 카메오에 더 가깝다. 물론 그럼에도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지만.
@ 줄거리
영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는 성장 영화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데뷔작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또 한 번 멋지고 감동적인 성장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의 주된 소재는 9·11 테러다. 그렇지만 그 사건 자체보다는 그 이후 희생자 유가족, 특히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한 남자 아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9·11 테러로 돌아가신 아버지(톰 행크스 분)와의 마지막 전화통화 기회를 놓친 것을 두고 엄청난 마음고생을 하던 오스카 쉘(토마스 혼 분)은 어느 정도 아픔을 극복하고서야 뒤늦게 아버지의 유품을 살펴본다. 그 와중에 블랙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열쇠를 발견한다. 아버지가 남겨 놓은 열쇠를 통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를 찾으러 나선 오스카, 그는 블랙이라는 사람이 그 열쇠의 자물쇠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에 뉴욕에 거주 중인 블랙이라는 이름의 모든 사람을 직접 만나기 시작한다. 이런 오스카의 뉴욕 탐구생활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결론은 다소 허망하다. 하지만 열쇠를 남긴 토마스 쉘(톰 행크스) 입장에선 허망해도, 오스카 입장에선 ‘블랙 찾기 여행’이 엄청난 성장의 계기가 되며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스카가 블랙의 실체를 찾아다니는 과정에 해당되는 영화 시작부터 대략 1시간 30분 정도까지의 과정은 조금 지루해도, 블랙의 실체가 드러나는 시점부터 마지막 30분까지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무의미해 보이고 지루해 보이던 뉴욕의 블랙들이 마지막 30분 동안 하나하나 퍼즐이 끼워 맞춰지듯 감동적인 결말을 완성해낸다. 역시나 카메오 정도로 여겨지던 산드라 블록 역시 영화 후반부 감동의 대서사시에선 주연다운 커다란 역할을 한다. 산드라 블록의 비중 전환이 이 영화의 나름 막판 반전이자 최고의 스포일러다.
@ 배틀M이 추천 ‘초이스 기준’ : 성장 영화를 좋아한다면 클릭
초반부터 중반부까지는 조금 지루할 수 있는 영화라 숨 가쁜 전개와 화려한 화면을 선호하는 영화팬에겐 추천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후반부의 벅찬 감동을 위해 지루하게 이어지는 초중반부의 진중한 연출을 즐길 수 있는 영화 팬이라면 ‘블랙’이라는 퍼즐 조각들이 감동적으로 끼워 맞춰지는 결말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데뷔작 <빌리 엘리어트>를 재밌게 본 영화팬들, 그 외에도 <베른의 기적> <책상 서랍 속의 천사> 등의 성장 영화를 재밌게 본 영화팬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 배틀M 추천 ‘다운로드 가격’ : 5000원
극장 동시개봉작을 제외하면 신작 제휴 콘텐츠의 최고가는 대략 3500원에서 4000원 사이다. 그럼에도 추천 가격이 5000원이라는 얘기는 다운로드 받아서 볼 지라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영화라는 생각에서다. 극장 미개봉작이라 아쉽지만 극장에서 봐도 좋았을 만한 추천작이다. 천천히 전개되는 감동적 성장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5000원을 주고 다운로드를 받아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