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의붓딸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던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6일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김종근)가 의붓딸 강제 성추행 및 성폭행 시도 혐의로 기소된 A 씨(52)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판결을 선고한 것.
영화 <사마리아>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항소심에서 유죄가 무죄로 뒤바뀐 결정적인 이유는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한 의붓딸의 진술을 법원이 모순되고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의붓딸이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09년, 그의 모친이 A 씨와 재혼하면서다. A 씨는 의붓딸이 열한 살이던 2010년부터 그 다음해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했으며 성폭행까지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유죄를 판결했다. 의붓딸이 친구들에게 추행당한 사실을 말했으며 임신 여부를 걱정해 친구들과 함께 임신 테스트기를 구입했던 정황 등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의붓딸의 진술에 모순이 있으며 일관성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에서 사실상 유일한 증거가 의붓딸의 진술임을 감안하면 그 진술에 문제가 있다면 무죄 판결이 불가피하다.
재판부가 의붓딸의 진술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분명하다. 우선 첫 범행 시기를 2010년 봄에서 10월로 번복했으며 성폭행 시도 시기 역시 2011년 가을에서 봄으로, 다시 7월로 번복하는 등 일관성이 없었다. 또한 각각의 범행 장소 역시 오락가락하며 변화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