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도가니? 감동의 눈물도!
# 울산 계모 사건
지난 17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이동 중 주민들이 뿌린 물을 맞은 계모 박 씨. 연합뉴스
게다가 박 씨의 폭행은 처음이 아니었다.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이 양이 유치원에 다니던 2011년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당시 유치원 교사가 이 사실을 아동보호센터에 신고했지만 이 양의 가족이 이사를 하는 바람에 흐지부지됐다고 한다. 이후에도 박 씨의 폭행은 계속됐는데 이 양이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허벅지 뼈를 부러뜨리거나 뜨거운 물을 뿌려 화상을 입히기까지 했다.
마지막까지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난 이 양의 사연에 박 씨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됐으며 수백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49재를 통해 명복을 비는 등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한편 지난 17일 울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박 씨는 학대사실 4건과 이로 인해 이 양이 죽음에 이르게 된 사실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으나 살해의도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이에 유족과 방청객은 거칠게 항의했고 공판 후 법원을 빠져나가던 박 씨는 시민으로부터 물벼락을 맞았다.
# 영남제분 사모님 사건
큰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영남제분 사모님. 사진은 SBS 뉴스 화면 캡처.
하지만 윤 씨는 감옥이 아닌 대학병원 특실에서 호의호식하며 지내다 올해 그 사실이 언론에 폭로됐다. 윤 씨는 2007년 이후 5차례나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검찰 수사 결과 담당 주치의인 박병우 씨가 발급해준 허위 진단서 덕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의 남편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벌인 일이었다.
반성은커녕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윤 씨의 태도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검찰은 뒤늦게 형집행정지 절차를 강화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으며 의사 박 씨도 허위·과장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로 지난 9월 16일 구속됐다. 류 회장 역시 영남제분의 본사와 계열사 등에서 빼돌린 회사 돈 87억여 원 중 일부를 윤 씨의 형집행정지를 위해 사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들에 대한 공판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 용인 살인 사건
시신까지 성폭행한 극악무도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은 10대 소년이었다. 연합뉴스
심 군의 엽기적인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 양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목 졸라 살해해버린 것. 뿐만 아니라 김 양의 시신을 맨 정신으로 훼손하기까지 했다. 피부조직, 골격, 근육조직이 모두 분리된 김 양의 시신은 일부는 화장실로 버려지고 나머지는 심 군의 집에서 발견됐다. 심 군은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친구에게 보내는 등 일반인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행동도 보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김 양의 부모로부터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심 군은 자신의 범죄 일체를 자백했다. 결국 심 군은 살인과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됐는데 검찰의 수사 결과 또 한 가지 죄목이 추가됐다. 바로 사체오욕죄. 심 군은 재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으나 검찰은 살해뿐 아니라 시신까지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12월 27일에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 인천 모자 살인 사건
피의자 정 씨의 부인 김 씨는 공범으로 지목되자 자살을 선택했다. 사진은 김 씨가 숨진 자택 내부.
한 가족을 파멸로 이끈 원인은 돈이었다.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박 빚과 과소비로 생계가 곤란했다. 어머니와의 갈등도 있어 재산을 노리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는데 실제 그에게는 8000만 원의 빚이 있는 상태였다. 또한 고부관계도 좋지 않아 아내와 공모해 두 사람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 씨의 부인은 공범으로 지목돼 수사망이 좁혀오자 “억울하다”는 유서만 남긴 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렸다.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정 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계획에서부터 실행 과정이 상당히 치밀했고 수사 과정에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 사법연수원생 불륜 사건
자살한 C 씨의 모친이 사위의 불륜행각을 폭로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문제는 그 뒤부터였다. 심한 배신감을 느낀 B 씨는 다짜고짜 A 씨의 부인 C 씨(여·30)에게 전화를 걸어 두 사람의 관계를 폭로했다. 심지어 성관계에 대한 언급까지 하며 모욕을 줬는데 이에 충격을 받은 C 씨는 결국 이혼을 결정했다. 당시 C 씨는 불륜뿐만 아니라 집안의 혼수 문제로 인한 갈등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C 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이들의 사연은 딸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C 씨의 어머니가 B 씨가 실무연수를 받던 한 로펌 로비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어머니의 한 맺힌 절규에 A 씨와 B 씨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결국 두 사람에게는 징계가 내려졌다. 사법연수원 연수생징계위원회는 국가공무원법 제 63조 품위유지의 의무 및 사법연수원 운영규칙 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A 씨에게는 중징계인 파면 조치를 내리고 B 씨는 정직 3개월 처분을 결정했다. 최근 A 씨는 자신에 대한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청심사를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희망뉴스
# 소녀의 발이 된 경찰관
선천성 뇌병변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김 아무개 양(여·14)의 하굣길 친구는 바로 경찰관이다. 서울 응봉동 고지대의 다세대 주택 3층에 사는 김 양은 본래 어머니가 등하교를 도왔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을 견디다 못해 가출해버렸다. 졸지에 ‘발’을 잃은 김 양에게 항상 바쁜 아버지와 가족을 외면하는 오빠, 고령의 할머니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도 등교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 양은 난간을 붙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위험한 외출을 감행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도 제 힘으로 휠체어를 밀며 다녔지만 언덕길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탁해 올라가길 며칠 째. 하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는 날엔 꼼짝없이 길거리에서 기다려야 했고 결국 김 양은 응봉파출소에 도움을 청했다.
이후 매일 김 양의 하굣길에 경찰관들이 동행했다. 한 명은 김 양을 업고 또 다른 경찰관은 접은 휠체어를 들고 따라간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교에 가려는 소녀의 열정과 그에 감동한 경찰관이 만든 따뜻한 뉴스였다.
# 자살자 구하려다 목숨 잃은 정옥성 경감
“새우를 사 달라”며 애교를 부리는 딸의 문자 메시지에 행복한 웃음을 짓던 정옥성 경감(46)은 불과 30분 뒤 어두운 바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파도가 높았던 지난 3월 정 경감은 인천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자살소동을 벌이고 있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경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김 아무개 씨(45)는 이미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정 경감은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 속으로 따라 들어가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물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그 순간 갑작스런 파도가 두 사람을 집어 삼켜버렸다. 사고발생 이틀 만에 김 씨의 시신은 해안가에서 발견됐으나 정 경감은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끝내 찾지 못했다. 시신도 없이 몇 가닥의 머리카락으로만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근무지였던 강화경찰서에는 정 경감의 흉상이 세워졌다.
# 33년간 한센인 돌본 치과의사
“제가 한 일도 없는데 먼 길 오시게 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치과의사 강대건 씨(81)는 감사패를 전달하는 한센인 대표들에게도 연신 허리를 숙이며 미안해했다. 무려 33년 동안 한센인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하고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강 씨의 성품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일절 진료비를 받지 않고 매주 봉사활동을 다니던 강 씨는 한센인들의 희망이었다. 자유로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한센인들을 위해 강 씨는 직접 전국을 돌아다녔다. 때론 봉사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병원 일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지만 강 씨는 고령과 건강문제로 진료를 그만둘 때까지 선행을 이어나갔다.
# 두 생명 살린 용기
지난 3월 부친의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던 진순석 씨(37)는 운전 도중 전방에서 새카만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 재빨리 그쪽으로 이동한 진 씨는 자그마한 시골집이 불길에 휩싸인 모습을 보곤 망설임 없이 뛰어 들어갔다. 80대 노인과 장애인 아들(39)이 낮잠을 자고 있다는 이웃주민의 말에 고민할 틈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불길은 바람을 타고 집 앞 전체를 삼기고 있는 상황이라 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자 진 씨는 아직 불길이 닿지 않은 뒤쪽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 밖에서 기다리던 진 씨의 부인과 세 자녀들은 어쩔 줄 몰라 했고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갔다. 다행히도 진 씨는 실신 직전의 두 사람을 차례로 무사히 구해냈고 본인도 약간의 부상만 입었을 뿐이었다. 이후 병원진료도 거절한 진 씨의 선행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 아기 살린 온라인 온정
제 기능을 못하는 콩팥을 가지고 태어난 선우는 태어난 지 백일도 안 돼 대수술을 받게 됐다. 하지만 선우에겐 헌혈증이 부족했다. 수술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매달 두 번씩 투석을 해야 했기에 헌혈증은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
선우의 안타까운 사연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웃긴 대학’에도 알려졌고 이후 기적이 일어났다. 너도나도 보관하고 있던 헌혈증을 내놓는가 하면 오직 선우를 위해 헌혈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덕분에 선우의 병실엔 헌혈증 220여 장이 도착했고 직접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선우는 이제 인공호흡기까지 떼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 소녀의 발이 된 경찰관
선천성 뇌병변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김 아무개 양(여·14)의 하굣길 친구는 바로 경찰관이다. 서울 응봉동 고지대의 다세대 주택 3층에 사는 김 양은 본래 어머니가 등하교를 도왔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을 견디다 못해 가출해버렸다. 졸지에 ‘발’을 잃은 김 양에게 항상 바쁜 아버지와 가족을 외면하는 오빠, 고령의 할머니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도 등교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 양은 난간을 붙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위험한 외출을 감행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도 제 힘으로 휠체어를 밀며 다녔지만 언덕길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탁해 올라가길 며칠 째. 하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는 날엔 꼼짝없이 길거리에서 기다려야 했고 결국 김 양은 응봉파출소에 도움을 청했다.
이후 매일 김 양의 하굣길에 경찰관들이 동행했다. 한 명은 김 양을 업고 또 다른 경찰관은 접은 휠체어를 들고 따라간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교에 가려는 소녀의 열정과 그에 감동한 경찰관이 만든 따뜻한 뉴스였다.
# 자살자 구하려다 목숨 잃은 정옥성 경감
정옥성 경감의 세 자녀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흉상을 만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 경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김 아무개 씨(45)는 이미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정 경감은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바다 속으로 따라 들어가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물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그 순간 갑작스런 파도가 두 사람을 집어 삼켜버렸다. 사고발생 이틀 만에 김 씨의 시신은 해안가에서 발견됐으나 정 경감은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끝내 찾지 못했다. 시신도 없이 몇 가닥의 머리카락으로만 장례를 치러야 했지만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근무지였던 강화경찰서에는 정 경감의 흉상이 세워졌다.
# 33년간 한센인 돌본 치과의사
한센인들을 위해 33년간 진료비도 받지 않고 의료봉사 활동을 한 강대건 씨.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치과의사 강대건 씨(81)는 감사패를 전달하는 한센인 대표들에게도 연신 허리를 숙이며 미안해했다. 무려 33년 동안 한센인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하고도 남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강 씨의 성품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일절 진료비를 받지 않고 매주 봉사활동을 다니던 강 씨는 한센인들의 희망이었다. 자유로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한센인들을 위해 강 씨는 직접 전국을 돌아다녔다. 때론 봉사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병원 일에 지장이 생기기도 했지만 강 씨는 고령과 건강문제로 진료를 그만둘 때까지 선행을 이어나갔다.
# 두 생명 살린 용기
진순석 씨
하지만 이미 불길은 바람을 타고 집 앞 전체를 삼기고 있는 상황이라 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자 진 씨는 아직 불길이 닿지 않은 뒤쪽 창문을 깨고 들어갔다. 밖에서 기다리던 진 씨의 부인과 세 자녀들은 어쩔 줄 몰라 했고 시간은 초조하게 흘러갔다. 다행히도 진 씨는 실신 직전의 두 사람을 차례로 무사히 구해냈고 본인도 약간의 부상만 입었을 뿐이었다. 이후 병원진료도 거절한 진 씨의 선행은 언론을 통해 알려져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 아기 살린 온라인 온정
선우의 안타까운 사연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웃긴 대학’에도 알려졌고 이후 기적이 일어났다. 너도나도 보관하고 있던 헌혈증을 내놓는가 하면 오직 선우를 위해 헌혈하는 회원들도 있었다. 덕분에 선우의 병실엔 헌혈증 220여 장이 도착했고 직접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무사히 수술을 마친 선우는 이제 인공호흡기까지 떼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