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지난해 10월에 벌어졌다. 당시 경찰은 ‘길거리 만취녀’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서초동 소재의 한 길가에서 만취해서 쓰러져 있는 여성 A 씨(여·42)를 발견한 경찰은 함께 있던 남성 B 씨(33)에게 “애인이 만취했다”는 얘길 듣게 된다.
B 씨는 경찰에게 “어디 가서 잠시 쉴 곳이 있냐”고 물었고 이에 경찰은 B 씨와 함께 만취한 A 씨를 인근 모텔로 데려갔다.
영화 <미녀전쟁>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어렵게 모텔 침대에 A 씨를 뉘인 경찰은 B 씨에게 “애인 사이지만 여기 같이 있으며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귀가를 권유했다. B 씨 역시 순순히 경찰의 충고를 듣고 모텔을 나와서 귀가 길에 올랐다.
잠시 후 경찰은 또 다른 신고 내용을 접수받았다. 회식 장소로 데리러 와 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받고 왔지만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의 신고 전화였는데 사라진 아내의 인상착의가 만취녀와 매우 비슷했던 것.
혹시나 싶은 경찰은 급히 A 씨가 있는 모텔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선 여전히 만취해서 잠들어 있는 A 씨의 옷을 벗기고 있는 B 씨가 있었다. 당시 B 씨는 속옷차림이었다. 알고 보니 경찰을 따라 나와 집에 가는 것처럼 위장을 했던 B 씨가 이내 모텔 방으로 다시 들어가 성폭행을 하려 했던 것.
결국 B 씨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단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판사 유상재)는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한 혐의(준강간미수)로 불구속 기소된 B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