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 루키 4인방 “괴력 장타쇼 기대해”
김민선. 사진제공=KLPGA
신인류 4인방은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한 체격을 갖췄다. 백규정(173cm)과 김민선(175cm), 고진영(170cm), 박성현(171cm) 모두 장신이다. 장타를 칠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잘 갖춰진 것이다. 키가 크면 스윙 아크도 커지기 때문에 단신의 선수들보다 거리를 낼 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들은 성장기에 영양 공급이 잘 돼 발육상태가 좋고 어려서부터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강화해 서양 선수들과 비교해도 신체 조건이 뒤지지 않는다.
이들은 또한 어려서부터 과학적으로 골프를 배워 스윙의 완성도가 높다. 장타를 칠 수 있는 기본적인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진 것이다. 아무리 체격 조건이 좋다고 해도 모두가 장타를 치는 건 아니다. 키가 커도 거리가 나지 않아 고생하는 선수들이 있는 게 현실. 자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파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볼에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스윙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이들은 좋은 체격 조건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윙을 갖고 있어 남들이 놀랄 정도의 거리를 친다.
백규정과 김민선은 2013시즌 신인왕에 오른 김효주(18·롯데)와 함께 2012년 세계여자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다. 세계 최강의 자리에 함께 섰던 경험은 ‘자신감’이란 두둑한 밑천이 됐다. 이들은 그 때 우승으로 지금도 매달 45만 원씩 연금을 받고 있다. 김효주가 지난해(2013년) 먼저 KLPGA투어에서 성공의 맛을 봤지만 백규정과 김민선은 경쟁자를 곧 따라잡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지난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뛴 백규정은 김효주에 비해 언론의 주목을 덜 받아서 그렇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2012년 일본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에서 아마추어 1위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아마에 올랐고 지난해엔 내셔널타이틀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단독 3위에 입상했다. 피 말리는 KLPGA투어 시드전 본선에선 수석통과의 영예를 안았다. 두둑한 배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백규정은 지난해 드림투어에서 2승을 거뒀으며 지난달 초 대만에서 열린 KLPGA투어 2014시즌 개막전인 스윙잉 스커츠 대회에선 공동 4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백규정의 정규투어 데뷔전이었다.
박성현, 고진영, 백규정. 사진제공=KLPGA
고진영과 박성현도 2014시즌 신인타이틀 경쟁을 주도할 후보들이다. 고진영은 아마추어시절이던 2012년 KB금융그룹배와 익성배에서 우승했으며 지난해엔 호심배와 강민구배 한국여자아마선수권까지 제패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프로무대로 뛰어든 고진영은 3부 투어인 점프투어에 뒤늦게 합류했으나 9차전과 10차전에서 연거푸 우승했으며 이후 11차전 준우승, 12차전 우승, 13차전 준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보였다. 대어로 평가받는 이유다.
‘얼짱’ 최나연 뺨치는 준수한 외모를 가진 박성현은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나 프로데뷔 직후 드라이버샷 난조에 빠지면서 깊은 슬럼프를 겪었다. 이 때 불운도 겹쳤다. 프로테스트를 보러 지방으로 내려가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2012년엔 맹장수술을 받는 바람에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2013년 드림투어 우승 2회, 준우승 3회와 점프투어(3부) 우승 2회, 준우승 1회가 박성현이 거둔 성적표. 그리고 지난 해 11월 드림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한 ADT 캡스 챔피언십에선 우승 경험이 있는 허윤경, 양제윤 등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 공동 7위에 올랐다.
2014년 KLPGA투어의 흥행을 주도할 신인류의 범주엔 지난해 김효주와 신인타이틀을 다툰 전인지(20·하이트진로)도 포함된다. 여기에 4인의 장신 루키군단이 가세한다면 KLPGA투어의 선수층은 더욱 두터워진다. 장타를 바탕으로 한 선이 굵은 골프가 득세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KLPGA투어 우승의 값어치는 올라갈 것이다.
이강래 골프포스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