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정관계·학계… 상류층 혼맥의 ‘핵’
구자균 부회장
재계에서 LG가는 그 규모나 위상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방대한 혼맥으로도 유명한 집안이다. 재계에서는 “모든 혼맥은 범LG가로 통한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재계 서열 4위의 LG그룹은 혼맥을 통해 정·재계는 물론 학계에까지 다양한 사돈들을 두고 있다. 방계그룹인 LIG그룹과 LS그룹, 사돈지간인 GS그룹의 혼맥까지 더하면 국내 최상위층 집안과 연결되지 않는 곳이 드물 정도다.
이처럼 범LG가가 재계 혼맥의 총본산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일제강점기 ‘구인회 상점’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가 첫 번째고, 자손이 번창했다는 점이 두 번째다. 고 연암 구인회 LG그룹 창업주만해도 남자 형제만 6형제였고, 부인인 고 허을수 여사와의 사이에서 6남 4녀를 둘 정도로 많은 자녀를 뒀다. 재계 쪽만 보더라도 LG그룹은 삼성그룹을 포함해 현대, 효성, SK, 벽산, 대림산업, 두산, 한진에 이르기까지 국내 유력 재벌가들과 직접 혹은 한 다리 건너 사돈을 맺고 있다.
고 구인회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들인 태회·평회·두회 삼형제가 분가해 만든 LG의 방계 LS그룹의 혼맥만 보더라도 재계·정관계·학계로 다양해 여느 재벌 부럽지 않을 정도다.
재계에서는 현대, 동국제강, 사조그룹 등과 직접 사돈 관계를 맺고 있는 LS가는 정·관계 쪽에서도 알찬 혼맥을 자랑한다.
LG가 창업세대 중 유일한 생존자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은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정치인 출신답게 장녀 근희 씨를 이계순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 준범 씨와 결혼시켰다. 오늘날 LG그룹의 근간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은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육군 중장 출신으로 청와대 경호실 차장 등을 지낸 이재전 장군의 딸 현주 씨와 결혼시키며 사돈을 맺었다. 또 차남인 구자용 E1 회장을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의 딸인 현주 씨와 결혼시키며 학계로 혼맥을 넓혔다.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3남이 바로 소희 씨의 아버지인 구자균 부회장이다.
LG가 창업형제 중 막내로 LG그룹 8개 계열사 대표를 두루 맡았던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장녀인 은정 씨가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인 김중민 전 국민생명보험(현 미래에셋생명) 부회장과 결혼하면서 정계로 혼맥을 넓혔다. 또 막내 재희 씨를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의 아들 동범 씨와 혼인을 시키면서 혼맥을 다양화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