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용관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공판에서 CJ제일제당 전 재무팀장 이 아무개(53)씨는 “술집 웨이터에게 매월 2000만~5000만 원어치 영수증을 구해 회계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CJ제일제당 명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이재현 회장의 사재 관리를 맡은 재무2팀에 전달한 뒤 허위 회계 처리를 했다고 시인했다.
이 씨는 “회장실에서 매월 2억~4억 원을 요구했고 재무팀은 매월말 회계 처리를 하면서 증빙 자료가 부족할 경우 복리후생비, 회의실 식대, 교재비 등으로 나눠 임의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무2팀으로 전달된 현금을 이 회장이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이 씨는 “정상적으로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 회장 개인 용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씨는 “그룹 최고경영자에게 어디에 썼느냐고 물을 수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사용내역은 알지 못하지만 공적자금으로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측 변호인은 “이씨는 현금이 전달된 과정만 알고 그 돈을 누가 무슨 용도로 사용했는지는 모른다”며 “회장실 차원에서 공적 용도로 사용됐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 측은 지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총 603억8000여만 원을 제일제당 재무팀에서 전달받아 사용했다. 1998년에는 월평균 12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전달받기도 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