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식날의 권양숙 여사 | ||
이 정도 되면 이상봉은 당연히 뉴스의 초점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상봉에게 취임식날 권 여사를 부각시키기 위해 차용한 컨셉트와 철학에 대해서 들어봐야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감추고 또 낮추었다. 권 여사가 세간의 화제에 오르는 것을 극도로 피하기 위한 배려였다. DJ정권의 옷 로비 사건도 큰 교훈(?)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그는 권 여사를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권 여사의 코디네이터를 통해 컨셉트를 전달받고 옷을 제작했다고 한다. 이런 실정이니, 권 여사 또한 얼마나 몸조심을 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첫째는 최고의 의상은 옷을 입을 사람과 만드는 사람 간의 철저한 이해와 애정에서 탄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이상봉은 당당히 권 여사를 만나 그녀의 문화적 소양, 철학, 라이프 스타일과 감성, 취향 및 체형, 피부톤 등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그래야 그녀를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다.
권 여사 또한 마찬가지다. 취임식날 그녀는 ‘최고의 숙녀’(퍼스트 레이디)로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디자이너에게 자신을 ‘정확하게’ 표현해 주어야 한다. 그럴려면 당연히 두 사람 간에 만남과 교감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권 여사는 ‘옷 잘입는 여성’이라는 역할을 통해 우리나라 패션산업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다. 그녀의 의상들과 디자이너들이 자연스럽게 주목받게 되고 인구에 회자되어야만, 우리나라의 패션산업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지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여건 조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이해와 애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상우 전 의원은 세련된 매너를 가진 멋쟁이다. 그는 문화를 진정으로 느끼고 즐길 줄 아는 몇 안되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선거 때 ‘프라다’ 패션쇼에 참석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패션쇼에서 김 전 의원을 본 누군가가 인터넷을 통해 이를 알렸다. 많은 지역구 유권자들이 그를 비난했고, 결국 선거에 떨어졌다. ‘프라다’ 패션쇼만이 낙선의 모든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우리나라 정치인에게 패션쇼는 아직도 ‘먼 그대’ 인 것이다. 이래선 패션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서령창작(주) 대표이사
청주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