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지문으로 대출까지…‘김천 오피스텔 살인’ 피의자 양정렬 신상공개

사전에 흉기 준비하는 등 계획 범행 정황 드러나…검찰 “이의 없어 유예 기간 두지 않고 바로 공개”

[일요신문] 처음 본 동갑내기 남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후 피해자 지문으로 대출까지 받은 양정렬(31)의 신상정보가 12일 공개됐다.

12일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특정중대범죄 사건의 피의자 양정렬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정렬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

양정렬의 이름, 나이, 사진은 이날부터 2025년 1월 10일가지 30일간 대구지검 김천지청 누리집에 공개된다. 양정렬은 대구지검이 수사단계에서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첫 사례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성인인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성명 및 나이 공개를 할 수 있다.

대구지검은 11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양정렬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검찰은 이날 공개된 양정렬의 사진이 구속 수감 상태였던 지난 5일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을 목적으로 촬영한 머그샷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12일 오전 피의자가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이의 없다고 진술했다"면서 "이에 5일간의 신상 공개 유예 기간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정렬은 11월 12일 경북 김천시 한 오피스텔에서 일면식 없는 피해자 A 씨(31)를 살해한 뒤 달아났다가 도주 1주일 만에 김천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양정렬은 숨진 A 씨의  신분증과 현금카드를 챙겨 편의점, 택시, 숙박업소 등에서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 또한 A 씨의 지문으로 6000만 원을 대출받아 일부를 사용했다.

경찰 조사결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양정렬은 범행 전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A 씨 살해 뒤 시신을 유기하려고 하는 등 계획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1월 28일 양정렬을 강도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손우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