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이웃집에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6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허 아무개 씨(22)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신상정보공개와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남의 집에 침입해 자고 있던 어린이를 목 졸라 기절시키고 성폭행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밝혔다.
영화 <마더> 스틸 컷.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허 씨는 지난해 6월 25일 새벽 제주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 혼자 자고 있던 초등학생의 목을 조르고 폭행한 뒤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 결과 허 씨는 피해자의 집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50여ｍ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이웃으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집 주변으로 돌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DNA 대조작업을 거쳐 지난 7월 11월 검거된 허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사실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법정에서는 말을 바꿨다.
재판과정에서 허 씨는 “당시 술에 취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경찰이 제시한 남성용 피임도구(콘돔)를 갖고 있지도 않았고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허 씨의 친구를 검찰 측 증인으로 내세웠고 콘돔을 소지하고 다녔다는 피의자 어머니의 진술도 확보해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음모 9개에서 채취한 DNA가 허 씨의 것과 일치했으며 범행 후 컴퓨터에서 '나영이 사건' 범인의 형량을 검색하고 자살하는 법 등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허 씨는 친구에게 자살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퀵서비스를 이용해 번개탄까지 구입한 사실도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을 줬음에도 변명으로 일관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