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찬스다’ 발빠른 움직임
롯데손해보험이 LI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은숙 기자
손해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쪽의 입장에서도 LIG손보 인수는 구미가 당길 법한 일이다. LIG손보가 보험업계뿐 아니라 KB금융 하나금융 등 금융지주사의 관심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욱이 LIG손보는 한 해 1400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는 곳이다. 몸값만 괜찮다면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M&A 시장에서 인수와 관련해 소문만 무성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지만 LIG 인수전에서는 인수 후보가 대부분 인수 작업을 위한 자문사를 선정했거나 자문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그 중 눈에 띄는 곳은 롯데손보다. 지난 2008년 대한화재보험을 인수해 출범한 롯데손보는 줄곧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국내 8개 종합손해보험사 중 7~8위권으로서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손해보험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는 굉장히 힘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돼 있고 사업비·투자비용 대비 시장점유율 상승이 미미해 무작정 투자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포화상태여서 눈에 띄게 시장점유율을 올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왼쪽)과 LIG손해보험의 본사 전경. 박은숙·최준필 기자
롯데가 이번처럼 다른 곳보다 먼저 인수 의지를 적극적으로 내보인 적은 드물다. 지난해 그린손해보험(현 MG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롯데는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시 그린손보는 업계 8위여서 인수해봐야 큰 소득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포기했다”며 “LIG손보 인수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인수 경쟁자가 많은 것도 롯데가 한 발 먼저 나간 이유로 보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다른 인수전과 달리 LIG손보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보인 곳이 많아 롯데가 가장 먼저 출발한 듯하다”고 전했다. 현재 롯데손보의 경쟁자로 한화손보와 동양생명이 꼽히고 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며 “한화생명이 업계 2위인 만큼 한화손보 역시 LIG손보를 인수한다면 시장점유율과 시장지배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6%대다. 그러나 지난 16일 한화그룹은 “LIG손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한화손보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LIG손보의 몸값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4500억~5000억 원으로 평가했으나 매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했고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6000억 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
신동빈 롯데 회장 에쓰오일 지분 마다한 까닭
1000억 배당금 거절한 이유가…
지난 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이 내놓은 에쓰오일 지분(지분율 28.41%)에 대해 “10년 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지분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이자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아람코가 전량 인수키로 했다. 주식 수는 약 3190만 주이며 금액으로는 20억 달러(2조 2000억 원) 정도다. 이로써 기존 35.00%를 보유하고 있던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58.41%를 보유, 단독경영에 나서게 됐다.
한진그룹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에쓰오일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하자마자 업계 시선은 롯데로 향했다. 신 회장의 말대로 10년 전 롯데는 에쓰오일 지분 인수에 나선 바 있고 이 때문에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롯데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알려지기로는 롯데와 아람코가 최종 협상 테이블까지 마주앉았으나 아람코의 거부로 결국 에쓰오일 지분은 롯데가 아닌 한진이 인수하게 됐다는 것.
재계에서는 롯데의 에쓰오일 지분 인수 포기 이유로 신 회장의 성격상 경영권 확보 없는 지분 인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도 롯데는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에쓰오일 지분 인수를 노리다 아람코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신 회장이 통째로 먹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고배당으로 유명하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지분으로 그동안 한 해 1000억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아왔다. 신 회장은 가만히 앉아서 1000억 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한 셈이다. [임]
1000억 배당금 거절한 이유가…
지난 6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이 내놓은 에쓰오일 지분(지분율 28.41%)에 대해 “10년 전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투자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지분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이자 에쓰오일 최대주주인 아람코가 전량 인수키로 했다. 주식 수는 약 3190만 주이며 금액으로는 20억 달러(2조 2000억 원) 정도다. 이로써 기존 35.00%를 보유하고 있던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58.41%를 보유, 단독경영에 나서게 됐다.
한진그룹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에쓰오일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하자마자 업계 시선은 롯데로 향했다. 신 회장의 말대로 10년 전 롯데는 에쓰오일 지분 인수에 나선 바 있고 이 때문에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롯데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알려지기로는 롯데와 아람코가 최종 협상 테이블까지 마주앉았으나 아람코의 거부로 결국 에쓰오일 지분은 롯데가 아닌 한진이 인수하게 됐다는 것.
재계에서는 롯데의 에쓰오일 지분 인수 포기 이유로 신 회장의 성격상 경영권 확보 없는 지분 인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10년 전에도 롯데는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에쓰오일 지분 인수를 노리다 아람코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신 회장이 통째로 먹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고배당으로 유명하다. 한진그룹은 에쓰오일 지분으로 그동안 한 해 1000억 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아왔다. 신 회장은 가만히 앉아서 1000억 원을 챙길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한 셈이다.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