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권 유지하면서 비용 절감, 사회적 비난 피하고 매각 시에도 유리…홈플러스 “관련 내용 확인 어렵다”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가양점은 2025년 12월 28일 휴업에 들어가 2026년 12월 27일 휴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가양점은 2008년 10월 영업 인허가를 받은 후 약 17년간 운영됐다.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시흥점은 2026년 4월 1일 휴업에 들어갔으며, 2027년 3월 31일 휴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흥점도 2008년에 영업을 시작했다.
가양점과 시흥점의 부지와 건물은 홈플러스 소유가 아니다. 홈플러스가 지난 2021년 MDM그룹의 펀드에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MDM그룹 측에서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들 점포가 폐업이 아닌 휴업을 선택한 배경에는 전략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폐업을 하게 되면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이들 점포는 영업을 종료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조 측에서 폐점은 안 된다고 주장하니까 용어를 바꿔서 (폐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원 노동전문 법률사무소 메이데이 대표변호사는 “점포 폐업의 경우 홈플러스가 근로자를 해고하는 수순을 밟게 되지만, 휴업을 하면 고용을 유지하면서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사회적인 비난을 피하고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청산 시 근로자 10만 명의 일자리가 불투명해진다. 홈플러스 측에 따르면 4600여 개사가 홈플러스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71개 업체는 홈플러스 납품 매출 규모가 전체의 절반가량이다.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부동산 매각에 집중하고 재투자에 소홀히 해 기업이 부실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일자리 등 사회적인 파장을 고려해 홈플러스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김병주 회장에게 폐점이 예고된 점포에 대한 영업을 잠정 유지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휴업 후 해당 점포에서 일하던 정규직 직원들은 인근 점포로 전배 조치한 후 나머지 인력은 정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부터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홈플러스는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부실 점포를 정리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면 매각에 유리하다. 하지만 영업을 종료하더라도 휴업 상태를 유지하면 새로운 인수자가 다시 영업을 개시할 수 있다. M&A 협상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휴업 상태로 영업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유리한 협상카드를 손에 쥐는 것과 같다.
홈플러스와 같은 대규모점포 인허가는 요건이 까다롭다. 정부는 대규모점포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통산업발전법에 근거하여 엄격한 인허가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 면적 3000㎡ 이상인 점포를 개설하려면 개시 60일 전 계획을 예고하고, 상권영향평가서 및 지역협력계획서 등 핵심 서류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지자체는 제출된 서류를 통해 인근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을 검토하며, 미진할 경우 보완을 요구하거나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입지를 제한할 수 있다. 30일간의 행정 검토를 거쳐 등록증이 발급된 후 영업이 가능하며, 이후 면적이나 업태 변경 시에도 별도의 변경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현재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7일 홈플러스는 하림그룹 계열사 NS쇼핑과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채를 NS쇼핑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현금 1206억 원을 확보했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성과를 바탕으로 채무 변제안을 강화한 회생계획 수정안을 마련해 채권단 설득에 나선다. 서울회생법원도 매각 본계약 일정을 고려하여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오는 7월 3일로 연장하며 경영 정상화 지원에 나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가양점·시흥점 휴업 관련 “신고상 절차에 대해서는 확인받은 바 없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