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맹장수술비 1천만원 정말?
[일요신문] 의료 민영화가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태국과 싱가포르 등을 들 수 있다. 영리병원을 도입한 두 나라는 해외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의료 관광’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태국의 경우 한 해 15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환자 유치로 2조 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민영화로 인한 자국민의 건강보험체계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해외 의료 민영화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미국이 꼽힌다. ‘맹장수술 한 번에 1000만 원’, ‘감기 치료 한 번에 10만 원’이라는 말이 떠도는 미국은 그만큼 의료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도 손꼽히고 있다. 민간보험으로 인한 높은 보험료로 인해 미국 국민 중 ‘4700만 명’은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의료비는 GDP(국내 총생산)의 OECD 평균(9.5%)을 훨씬 웃도는 17.6%로 나타났다.
결국 의료 민영화는 자국민의 건강보험 체계를 얼마나 건실하게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관계자는 “영리병원, 영리약국이 사실상 허용되면 의료비가 상승하게 되고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낮아져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의료 정책은 결국 미국식 의료체계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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