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화? 선진화? 해석 제각각
[일요신문] 이번 논란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의료 민영화’이지만 각 진영은 이를 정의하는 데 각각 다른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3월에 있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 민영화라는 표현을 빼 관심을 자아냈다. 이에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의료민영화의 의미가 각기 다르게 해석되고 있어 의협의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의사협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한 문구는 ‘의료 영리화 반대’이다. 의료를 이용해 영리를 추구하는 정부의 행태를 반대한다는 것. 야당과 시민단체 또한 ‘의료 영리화’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 영리화 반대 진영은 의료 영리화가 의료 민영화로 가는 바로 ‘전 단계’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의료 선진화’라는 표현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국민이 건강보험에 강제로 가입하고 의료기관 당연지정제를 통해 수가를 통제하는 현행 의료보험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이번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지정제 폐지는 곧 민간보험의 도입을 의미하기에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영화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민영화라는 틀을 너무 축소하고 있다”라는 지적에 부딪히고 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자본이 공공 부문에 투입되면 그것이 바로 민영화”라며 “정부가 내세운 민영화 논리는 민영화의 범위를 대폭 축소한 것으로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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