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YS가 측근들과 함께 얼마 전 타계한 측근의 묘소를 참배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래서 YS 일행보다 앞서 경기도 용인 공원묘지로 갔다는 것. 여기서 정보기관의 첩보작전이 펼쳐졌다.
우선 송 회장과 안기부 직원 3명은 공원묘지 근처에 있는 다방 여종업원을 돈으로 매수했다. 송 회장 일행과 함께 상(喪)을 당한 가족들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여자가 필요했기 때문. 다음에는 묘지 근처 장의사로 가서 상복을 빌렸다. 그리고 YS가 참배하기로 예정된 묘소 옆에 있는 ‘생면부지’의 묘소 앞에 자리를 잡았다. 술과 음식도 준비했다. 누가 보더라도 평범한 상주(喪主)였던 셈. 그리고 YS참배 묘소 부근에 눈에 띄지 않도록 녹음기를 몇 개 설치했다.
마침내 YS일행이 도착했지만, 옆 묘소에 있던 송 회장 일행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결국 송 회장 일행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묘소 부근에 설치한 녹음기에는 YS 일행이 참배하며 주고받았던 농담까지 고스란히 담겨졌다. 5공 당시 이런 방식으로 정치 사찰이 이뤄졌다고 송 회장은 털어놨다.
송 회장은 “국정원에서 30여 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며 “우리(국사모)의 명예가 회복되면 국가정보대학(국정원 신입사원 교육소)에서 명예교수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