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병실을 나서는 최규선씨가 <일요신문> 카메라에 잡혔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녹내장 악화로 현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중인 최씨는 그동안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사복 경찰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는데다, 본인 스스로도 외부인 및 취재진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
안구 치료를 받기 위해 병실을 나서다 기자와 맞닥뜨린 최씨는 “(안구가) 많이 안좋다. 비관적이다”라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서울삼성병원에 입원중이던 최씨는 녹내장 수술을 위해 지난 4월10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다. 기자는 최씨 주변의 한 관계자로부터 “상황이 많이 나빠져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병실 밖을 전혀 안 나간다. 가족 및 회사 관계자를 빼고는 경찰이 출입을 다 막고 있다. 다만 아침에 한 차례씩 안구 치료를 위해 병실을 나서는 것이 유일하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취재진은 지난 9일 오전 7시30분부터 최씨가 있는 12층 병동 앞에 대기한 채, 그의 병동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8시30분경 오른쪽 눈에 반구 모양의 안대를 한 최씨가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나타났다. 곁에는 경찰 2명이 바짝 붙어선 채 기자의 접근과 사진 촬영을 막았다.
▲ 지난해 4월 검찰에 구속되는 최씨(왼쪽). 기자와 인터뷰중인 모습. |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회사 여직원의 ‘노 대통령측 인사가 최씨에게 돈을 받으러 왔다’는 보도에 대해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곁에 있던 최씨의 측근으로 보이는 한 관계자가 “변호사가 직접 여직원에게 확인했더니 정작 본인도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기억 안난다’고 했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근신하고 있다. 시력을 다시 회복해 새 삶을 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최씨는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깔끔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시종 낮은 목소리의 짧은 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최씨의 현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병원측에 진단서를 요구, 어렵사리 구할 수 있었다. 4월3일자 담당 홍아무개 의사의 직인이 찍힌 진단서에는 ‘우안 시야는 중심 5도 이내이며, 좌안 시야는 중심 20도 이내로 상당히 협착되어 진행한 말기 녹내장으로 사료됨.
상기환자의 양안은 안압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거나 높았다 낮았다 하게 되면 실명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이라는 담당의사의 소견이 적혀 있었다. 끝에는 ‘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까지는 최소한 2~3개월 정도는 정밀 추적관찰을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덧붙이고 있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