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은 그들에게 있다고?
서병수 의원
부산시장 출마에 나선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월 26일 중남미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다녀왔다. 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이었다. 이를 놓고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은 한·EU외교협의회 회장이고 한·슬로베니아, 한·스위스외교협의회 부회장”이라며 “온두라스와는 아무 연관이 없는 서 의원을 굳이 박 대통령이 특사로 보낸 것은 ‘짐의 뜻은 이렇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역시 부산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박민식 의원도 지난해 9월 박 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을 수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수행단과 특사는 차이가 있다. 시기적으로도 서 의원에게 유리해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일단 대통령 특사로 지명되면 해당 정치인은 청와대로 가 박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친서나 선물을 받아야 하기 때문인데 대통령을 알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좀처럼 정치인들을 독대하지 않는 박 대통령 스타일상 얼굴을 직접 보고 생각을 전할 수 있는 이 기회는 희소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 의원 본인도 박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홍보할 수 있어 여러모로 이롭다.
울산시장에 나선 정갑윤 의원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 박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는 일도 있었다. 박 대통령이 인도와 스위스를 국빈 순방하는데 정 의원을 수행단에 포함시킨 까닭에서다. 정 의원이 한·인도 친선협의회장이기도 하지만 2009년 몽골 방문 때에도 수행한 경험이 있어 “아직 많은 의원이 수행단에 끼지 못했는데 정 의원은 로또를 두 번이나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정 의원은 인도 등에서 자신의 SNS를 통해 박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배경으로 올렸다가 민주당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정 의원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월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조원진 의원 등을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보냈다. 조 의원은 곧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이 특사로 지명하거나 해외 수행단으로 결정한 현역들이 광역단체장 출마를 선언한 것을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 있느냐는 말들이 회자한다.
하지만 특사나 수행단 경험을 한 의원들이 박 대통령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것을 십분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좀처럼 지지율이 뜨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눈치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