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러시아 소치에 위치한 아들러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이상화는 1,2차전 합계 74초 7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지난 2010 밴쿠버올림픽에 이은 올림픽 2연패다.
1차전에서 37초 42를 기록한 이상화가 2차전에서 37초 28로 기록을 끌어 올리며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데에는 중국의 왕베이싱의 공이 컸다. 1차 레이스에선 대진운이 좋지 않아 다소 실력이 떨어지는 브리트니 보와 한 조가 돼 기록도 조금 덜 좋게 나왔다.
그렇지만 세계랭킹 2위 왕베이싱은 달랐다. 이상화와 함께 빠른 레이스를 펼치며 이상화의 기록 향상에 큰 도움을 준 것. 이상화 역시 경기가 끝난 뒤 “2차 레이스에서 상대선수 왕 베이싱아 같이 가주는 바람에 좋은 기록이 나왔다”고 밝혔을 정도다.
은메달을 따낸 올가 파트쿨리나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합계 75초 06로 은메달을 먹에 건 올가는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상화는 우사인 볼트 같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상화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독일의 예니 볼프(75초 67. 6위)와 중국의 장홍(75초 58. 4위) 등이 예상 외로 저조한 기록을 남긴 데 반해 러시아의 올가가 좋은 기록을 남기며 이상화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게다가 2차전에선 조금 아쉬운 기록을 남기며 이상화에게 약간의 여유와 조금의 긴장감을 동시에 선물했다.
이제 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상화는 1000m에서 후회 없는 질주를 벌일 예정이다. 이상화 입장에서 1000m는 금메달보다 메달권 진입이 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1000m에서도 깜짝 이변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