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호신용품을 사기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사람들 발길이 부쩍 늘어난 것. 호신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찾는 사람도 최근 들어 급증했다. 관련 업체 게시판은 호신용품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외동딸을 둔 주부는 “아이가 학원을 세 군데나 다니느라 밤늦게 다니는데, 요즘 세상이 하도 흉흉해 안전이 걱정된다. 호신용 경보기나 스프레이를 세 개 정도 구입해 나와 아이가 함께 쓰고 싶다”며 제품 구입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20대 여성은 “며칠 전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정말 불안하다. 여자가 사용하기 좋고 한 방이면 끝나는 가스총을 구입하고 싶다”며 제품 종류를 문의해왔다.
▲ 호신용 호루라기(왼쪽)와 경보기. | ||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호신용품은 크게 가스총과 전자충격기, 경보기, 호루라기, 스프레이, 색소분사기, 방검복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독성을 지닌 가스총과 인체에 자칫 충격을 줄 수 있는 전자충격기는 제품 소지허가증이 있어야 구입이 가능하다. 소지허가증은 관할 경찰서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데 소지허가신청서, 주민등록등본, 신체검사서, 사진이 필요하다.
휴대와 조작 방법이 간편한 가스총은 분사형과 분말형 두 가지가 있는데 대략 20만∼3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순간적으로 강력한 전류를 흘려 상대를 제압하는 전자충격기는 막대형과 핸드형이 있는데 가격은 10만∼30만원대로 핸드형에 비해 막대형이 조금 비싸다.
가스총과 전자충격기는 상대를 제압하는 기능이 있는 만큼 거꾸로 범인에게 무기를 빼앗겨 제압당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여성이 사용하기에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여성이 사용하기 적절한 것은 범인을 쫓는 것이 목적인 퇴치형 호신용품. 경보기나 스프레이, 호루라기, 색소분사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손바닥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에 디자인과 색상이 예쁜 경보기가 최근 여러 종 출시됐는데, 그 가운데 키홀더로 사용할 수 있는 경보기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눈속임이 가능한 키홀더형 경보기는 긴급상황 시 고리를 몸체에서 분리하면 알람 소리가 난다. 작은 크기와 달리 알람소리가 1백30∼1백60dB에 달해 주위 시선을 끄는 데 효과적이다. 소리를 멈추게 하려면 고리를 다시 끼우면 된다. 건전지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반영구적이다.
호신용 스프레이는 인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화학성분이 분사되면서 눈물, 콧물, 기침과 목, 피부 등에 통증을 유발한다. 스프레이를 분사했을 때 인체 반응시간은 3~15초 걸리며 지속 효과 시간은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분에서 수십 분에 이른다. 2~3cm 크기의 립스틱형 스프레이가 최근 많이 팔리고 있다.
색소분사기는 얼굴에 뿌리면 시야를 가릴 뿐 아니라 피부 또는 옷에 침투될 경우 색소가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고출력 호신용 호루라기는 기존 제품에 비해 소리가 크고 멀리 퍼지는 특성이 있다.
크기가 작아 소지하기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한 퇴치형 호신용품은 제품과 성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가격이 대략 1만∼6만원대다. 호루라기가 상대적으로 싼 반면 경보기는 4만원대, 색소분사기나 스프레이는 5만∼6만원대.
최근 딸 납치범을 잡으려던 아버지가 범인의 칼에 찔려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방검복을 구입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방검복은 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조끼형으로 가격이 9만∼15만원대다.
시큐리티쇼 정 사장은 “호신용품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들이 가스총이나 전자충격기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하다. 대신 사용이 간편한 퇴치형 호신용품으로 범인을 멀리 쫓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충고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