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변태 될 수도”
[일요신문] 결혼 4년 차의 A 씨는 맞선으로 만난 남편과 딸 아이 한 명을 낳았다.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결혼해 아이를 가진 A 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남편과의 잠자리를 자제했다. 그런데 남편은 딸 아이를 낳고 2년이 다 되어가도록 한 번도 관계를 요구하지 않았다. A 씨는 야근에 출장까지 주말도 없이 일하는 남편이 힘들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A 씨는 우연히 보게 된 남편의 핸드폰에서 ‘야동’을 발견하게 됐다. 심각한 대화 끝에 A 씨는 남편이 야동을 보며 혼자 ‘해결’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허탈감과 배신감에 남편과의 잠자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섹스리스란 연구마다 정의가 다르긴 하나 건강한 부부가 월 1회 미만으로 성관계를 가지는 경우를 말한다. 지난 3월 12일 <일요신문> 1139호에서 공개된 ‘일요신문-리얼미터 기혼남녀 1000명 성생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부 56.5%가 섹스리스거나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섹스리스 층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섹스리스의 원인 중에는 배우자의 음란물 중독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음란물에 중독된 배우자 중에는 스와핑 등 부부관계에 ‘제3자’를 끌어들이는 비정상적인 성관계를 요구해 부부관계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한국인 5% 음란물 중독, 정상 부부관계 불가능’이라는 칼럼을 통해 “음란물에 중독된 남성은 정상적인 성관계에서는 더 이상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배우자에게 더욱 자극적이거나 변태스런 행위를 강요하거나 혹은 그렇게 할 용기가 없는 경우는 아예 자신의 배우자와는 부부관계를 꺼리게 되고 다른 해결방도를 찾으려 한다”며 “기혼 성인들의 음란물 중독은 일상 업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배우자와의 관계까지 단절시키는 등 부작용이 많으므로, 야동에 빠진 기혼 남성이라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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