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P홀딩스측은 삼성중공업과의 시공사 계약을 취소 했음에도 버젓이 모델하우스나 분양광고 등에 삼성 브랜드를 사용했다. | ||
ASP홀딩스의 사업 실적은 현재 대우벨라채오피스텔 분양 사업이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이름도 낯선 이 회사를 믿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약 3백억원의 돈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측에서 삼성중공업이라는 유명 기업을 시공사로 정했다며 ‘삼성벨라채 오피스텔’을 대대적으로 선전했기 때문.
한 투자자는 “당시 신문 등을 통해 삼성과 강남이 만났다는 식의 광고를 대량 살포했으며, 많은 투자자와 분양신청자들이 삼성이라는 브랜드만 믿고 뛰어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측은 “계약을 위한 협상이 오간 것은 사실이나 시행사인 ASP 주변에서 좋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했고, 업무처리 등 여러 면을 검토해본 결과 믿을 수 없는 회사라는 판단에 따라 계약 자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ASP의 한 임원 역시 “당초 많은 투자자들은 공신력이 높은 삼성의 브랜드를 원했으나, 당초 43억원 정도에 오가던 공사비를 오히려 시행사측에서 두 배나 올려주겠다고 나서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자 삼성측이 불신했던 것 같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삼성 로고가 새겨진 모델하우스 등 광고물이 지난 2002년 1월 말까지 강남 거리를 가득 메웠음에도 삼성중공업이 이에 대해 ASP측에 강력히 시정조치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투자자 및 분양신청자들에게 오해를 산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시공사 계약이 삼성중공업에서 대우건설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ASP의 손아무개 감사는 “2001년 9월 삼성중공업과 벌인 협상에서는 공사비가 43억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이듬해 4월 대우건설과는 배가 넘는 8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똑같은 건물의 공사비가 하루아침에 두 배로 늘어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당시 이사회에서 이의를 제기했으나, 회사측은 이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실제 취재진이 입수한 양사의 도급계약서 내용을 보면 손 감사가 지적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었다. 손 감사는 “회사 장부를 검토해본 결과 지난해 4월의 지출 사용내역에 ‘대우건설에 대한 접대비 6백50만원, 계약비용 3천만원, 계약금 4억원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며 “통상 전체 대금의 10%를 지급하게 되어 있는 계약금에 4억원만 명시된 것도 의혹이며, 또한 대우건설은 15개 세대를 분양받았고 일부 세대에 대해서는 대우측 역시 이중분양을 한 흔적이 있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측은 “접대비니, 계약비용이니 하는 근거는 오로지 ASP측의 회사장부일 뿐,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우리는 오피스텔 분양에는 일체 간여하지도 않았고, 회사측에서 몇 개의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것은 미분양물이 많아 어려움에 처하자 당사 임직원의 일부 친인척들이 당사의 시공능력을 믿고 분양신청을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사비가 당초보다 배가 늘어난 부분과 2중, 3중 분양 의혹에 대해서도 “삼성중공업과 오간 공사 규모와 우리 공사와의 규모 자체가 틀린 것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분양은 시행사의 고유 업무이기 때문에 시공사가 이에 대해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은행에 대한 피해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한미은행은 유령회사인 S사가 10%의 계약금만 내고 잔금을 입금하지 않아도 이를 방치하면서 사실상 사기 분양이 이뤄지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ASP의 한 임원은 “회사의 회계장부에 의하면 한미은행에 대한 접대비도 3백50만원이나 됐다”고 밝혔다. 또다른 한 임원은 “은행의 한 고위 간부가 ‘실제 오피스텔 건물의 소유주는 한미은행이며, 대우건설이 공사비를 못받았다고 하지만 대우건설은 손해 좀 봐도 괜찮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한미은행측은 “접대니, 직무유기니 하는 것은 시행사측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 손 감사 등 문제를 제기하는 일부 임원들은 시행사의 고위 간부로서 오히려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자숙해야 할 입장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