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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월2일 대검에 출두하는 손길승 SK그룹 회장. 검찰의 수사는 이제 ‘5대기업+알파’로 확대되고 있다. 임준선기자 kjlim@ilyo.co.kr | ||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 검사장)는 이번주부터 삼성 등 재벌기업의 재무담당 임직원들을 차례로 소환해 지난해 대선 당시 여야 정치권에 제공한 정치자금 내역과 정상 회계처리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주 ‘5대 그룹+알파’의 핵심 관계자 10여 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내리고, 일부에게는 소환날짜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기업 중 한두 곳에 대해서는 구조조정본부와 금융계좌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가급적 압수수색 같은 고강도 수사방식은 피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나, 대상 기업체들이 수사에 비협조적일 경우 ‘본때’를 보이는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는 먼저 기업체를 상대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캠프측에 전달한 정치자금의 적법성 여부를 가린 뒤 한나라당측에 제공한 대선자금 내역을 추가로 파고드는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이상수 열린우리당 의원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노 후보측의 대선자금 내역에 대한 기초자료는 어느 정도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또 검찰은 필요할 경우 노 후보 캠프와 한나라당의 대선 당시 선거자금 관리계좌에 대해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동시에 계좌추적을 할 계획이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아무래도 최대 관심사는 검찰이 대상 기업의 ‘비자금’을 어느 선까지 파헤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SK 사례에서 보듯 분식회계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성하게 마련인 비자금에 대한 수사 강도에 따라 그룹의 명운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안대희 중수부장은 “공소유지를 위한 최소한만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으나, 분식회계 등 비자금 조성 과정의 불법 행위가 포착되면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사 대상 기업이 얼마나 늘어날지도 관심거리다. 검찰은 “혐의가 확실하고 규모가 큰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수사한다”고 밝혀, 현재 5~7개 기업에 한정한 수사 범위를 계속 확대할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는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캠프에 전달된 기업의 기부금이 삼성 등 5대그룹이 낸 72억원 외에도 동양(5억원)과 동부, 삼양(각 3억원) 등 열두 곳에서 1억원 이상을 제공했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입수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한편 검찰은 정대철 열린우리당 의원과 김영일 한나라당 의원 등을 곧 소환해 지난 대선 때 각 당이 기업체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받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이 중 대선 때 노 후보측 선대위원장을 지낸 정 의원의 경우, SK를 제외한 2~3개 기업과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과정에 직접 관여한 흔적이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진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