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선 광주·전남민중연대 주최 민중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전남도청 앞 진입을 시도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 저지선 맨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30~50대 정복경찰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전투경찰이라면 벌써 몸싸움을 벌였지만, 아버지·삼촌 또래의 경장·경사들이 비무장으로 진로를 막아서자 대처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것.
이들 1백여 명의 남총련 소속 학생들은 광주역에서 집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하면서 한나라당 광주·전남지구당사와 진입을 막는 전투경찰에 계란과 양파를 던졌으며, 광주시청에서 일부는 각목과 돌까지 동원하는 등 시종일관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던 터.
그러나 금남로에서 경찰의 생소한 시위 대처방식을 맞닥뜨린 대학생들은 20여 분간 정복경찰을 물끄러미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인륜’에 호소하는 경찰의 진압작전이 성공한듯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도청 앞 시가행진을 허가해 달라며 몸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경찰이 뒤로 밀리면서 시위는 원래의 대결구도로 돌아갔다. 30여 명의 정복경찰이 시위대에 뚫리자 뒤쪽에 쳐져있던 전경들이 이들을 막고 나섰기 때문이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