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대책위 대표를 맡았던 송정근 씨. 사진출처=채널A 뉴스 캡처.
-실종자 가족이 아님에도 학부모대책위 대표를 맡은 이유가 무엇인가.
“지역에서 재활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십수 년간 사회복지사로 살았다. 사고 소식에 앉아있을 상황이 아니었고 무조건 내려가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안산 지역 재활아동센터와 인연이 있는 4명의 학생 신원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그냥 자원봉사만 해도 됐었을 텐데.
“첫날 망연자실해 있는 가족들은 감정을 추스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목사님들과 교인들 사이에서는 대책위를 꾸려서 누군가 장내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역할이 저에게 주어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왔을 당시 사회를 보기도 했다.
“하루가 갓 지난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이 있는 현장에 직접 올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집행부(학부모대책위)는 박 대통령이 오기 30분 전에야 방문 사실을 알았다. 대책위를 중심으로 질문 4~5가지를 준비하고 사회는 정치인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제가 맡게 됐다.”
-송 목사는 도의원 예비후보자다. 그런 활동 자체가 정치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음날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간 이후 장내 마이크를 들고 ‘저는 피해자 가족은 아니다. 다만 도울 수 있는 일은 기꺼이 돕겠다’고까지 밝혔다. 그리고 곧바로 안산에 올라가 다음날 아침 선관위에 들러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송 목사에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첫날 도착하지 않아 전후 사정을 모르는 일부 학부모들과 오해를 있었다. ‘정치인이 왜 끼어 있냐’며 저를 오해했던 가족에게 직접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제가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말씀드리자 ‘그런 줄은 몰랐다. 다음에 출마하시면 도와주겠다’고까지 이야기 해 주셨다.”
-후보사퇴 이후에도 계속 돕고 있는 것인가.
“3일간 더 현장에 머물렀다. 정홍원 총리가 방문했을 때도 실종사 가족들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등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SNS를 통해 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는 도울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주말에 올라왔다.”
-새정치연합과는 어떤 이야기를 오갔나.
“당 쪽과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
-한동안 논란이 잦아들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소란을 만들게 된 점을 실종사 가족들에게 사죄드리고 싶다. 순수한 마음으로 행했던 결과가 이렇게 돼 저 역시 괴롭다. 다만 국민들 온 마음이 진도로 향해 있을 시기에 정치인이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떤가. 왔다가 별 도움 없이 간 정치인들도 있었지만 저는 두 팔 걷어붙이고 학부모님들을 도왔다. 저한테 정치는 큰일이 아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