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탑승’도 재난의 씨앗
화물차 1대당 2만 원인 결박장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해운업계에 따르면 승선권에는 이름과 주민번호 앞자리 등 신상정보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사전 예약을 한 승선권의 경우 대략적인 신상정보가 입력돼 승선권이 출력되지만 현장 발매의 경우 승선권에 신상정보를 기입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승선권에 신상정보를 기입하지 않으면 개찰구에서 다시 돌려보내는 게 일반적이다. 세월호에서는 이 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세월호에 탑승한 화물차도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에는 예상치보다 훨씬 많은 승용차 124대, 1t 화물차 22대, 2.5t 이상 화물차 34대 등 총 3608t 가량의 화물과 차량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업계 한 관계자는 “화물차 탑승자의 경우 직원에게 화물차를 맡기고 차주는 그대로 개찰구로 들어가면 된다. 그런데 그 부분이 안 지켜지는 경우가 많다. 화물차를 타고 그대로 들어가 버리면 인원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 마땅히 제재할 방법도 없다”라고 전했다. 즉 차에 타고 그대로 세월호에 탑승한 인원 역시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다.
화물을 고정할 때 쓰는 일종의 결박장치인 ‘고박’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이다. 앞서의 해운업계 관계자는 “고박 비용이 그렇게 비싸지 않다. 화물차의 경우 한 대의 보통 2만 원 선이다. 그조차도 업체에서 비용이 아까워 일부분만 사용했다면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