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11시 춘천시 중도동 상중도. 배터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마을로 들어서자 초입부터 거대한 쓰레기 더미가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좁은 마을길을 가로질러 양옆으로 4백∼5백 평의 텃밭에는 폐비닐에서 비료부대 통조림캔 침대매트 냉장고 텔레비전 등 각종 생활용품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일부 쓰레기 더미는 넝쿨로 뒤덮여 있어 이 쓰레기가 수년간 방치돼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 쓰레기는 15톤트럭 5~6대분은 족히 될 분량이었다. 쓰레기 더미 곳곳은 불법 소각으로 검게 그을린 잿더미가 눈에 띄었다.
이 마을주민들은 “자원재생공사가 일부 폐비닐을 수거해 갈 뿐 시에서 생활쓰레기를 수거해 간 일은 없었다”고 했다. 이 마을 20~30여 가구에서 발생한 농업 및 생활 쓰레기가 30여 년간 섬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셈이다.
쓰레기 더미에서 나온 침출수는 그대로 의암호로 흘러들어 오염행위 방지를 알리는 의암수력발전소의 경고 입간판을 무색케 했다.
섬주변 곳곳에는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부탄가스통과 라면봉지 낚시도구 들이 어지럽게 널려 그야말로 상중도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강명찬 춘천환경운동연합사무국장은 “상중도에 뒤덮인 각종 쓰레기로 인한 침출수가 토양오염은 물론 토종붕어 서식지로 알려진 청정 의암호의 수질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며 “상중도의 환경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수거에 어려움이 있다”며 “3월 중 자원재생공사와 협조해 전량 수거하겠다”고 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