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농협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2층 회의실에서 전체 대의원 66명 중 52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해 47명 찬성으로 조합을 해산키로 결정했다.
이날 대의원들은 2시간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지난해 8월 발생한 운정지점 권총강도사건과 이달초 텔레뱅킹 사건 등 금융기관으로서의 자질과 기능을 잃어 자진 해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의원들은 특히 “총기강도의 경우 외부침입으로 발생된 일이나 텔레뱅킹 사고는 내부 간부직원이 깊숙이 개입된 만큼 직원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계속된 금융사고로 은행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는데도 불구, 노동조합까지 결성한 것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농민들을 상대로 투쟁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대의원들의 해산 결정에 따라 조합측은 해산준비위를 구성, 조합폐쇄 절차에 들어갈 전망으로, 절차를 밟을 때까지는 금융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단위농협이 직장 내부문제로 자진 해산키로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다른 단위농협에까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은행내부 간부가 범죄에 가담, 금융기관 최대 생명인 신뢰를 잃은 마당에 해산결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타 금융기관에 비해 교하농협 직원은 고액의 연봉과 보너스 지급 등 최고의 대우를 받는 직장임에도 노조를 결성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예상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농협의 한 간부는 “대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하겠지만 34년간 지속돼온 지역농협이 문을 닫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며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조합원들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