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미래를 위해 돈을 아껴 모아두는 것과 미래를 위해 자신에게 돈을 아낌없이 쓰는 것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 이미 어떤 것을 선택 중인가? 전자는 재테크이고, 후자는 굳이 이름 붙인다면 ‘자(自)테크’라 할 수 있다. 최근 미래를 위한 투자의 방법으로 저축이나 재테크 같은 전통적인 수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과감히 투자하는 이른바 자테크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돈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는 분명 기회비용에 대한 얘기이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샐러던트가 늘어나고 있고,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자신의 일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고, 벌어놓은 것을 모두 투자해 해외유학을 가거나, 전세금을 빼서 세계일주 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개인가치를 높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찌 보면 이것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져온 현상일 수도 있고, 또 미래를 좀더 성공적으로 열어나가기 위한 도전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자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재테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테크보다는 자테크에 좀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일 뿐.
21 세기는 PI (Personal Identity)의 시대다. 디지털사회는 개인의 가치가 우선이 되는 시대가 되고 있으며, 자테크는 PI를 위한 필수요소이다. 개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과 노력들이 모여서 개인의 PI 파워를 높여줄 것이다. 따라서 21세기, 아니 디지털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자테크는 특정 누군가가 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과제인 것이다.
3천만원짜리 몸값을 과감한 투자와 계발을 통해 1억짜리로 만들어내는 것만큼 현명한 투자가 또 있을까? 물론 과감하게 투자한다고 모두 성공하여 몇 배의 가치를 되돌려주지는 않는다. 투자에는 늘상 책임도 따르고, 결과를 기대하는 만큼 노력도 따라야하고, 기대 이하의 성과에 대해서도 감수해내야 한다. 하여간 미래를 위한 준비와 투자로서 자기 자신만한 좋은 대상이 또 있을까? 다른 데 투자하는 것 보다야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일이 될 거라는 말이다.
돈보다 소중한 게 자신이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 가장 갖고 싶은 것이 바로 자신의 개인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바로 자신을 위한 투자야 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돈을 번다는 게 목적이고 동기부여가 되는 것보다, 나를 발전시키고 나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며 사회에 필요하고 큰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 목적이고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다. 사실 전문성과 능력이 만들어지면 돈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마련이다. 자신은 내팽개친 채 돈만 좇아 사는 것보다, 자신을 돋보이게 키워서 당당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는 모습이 부럽지 않은가?
최근의 10억 모으기 열풍을 비롯한 각종 재테크 강박증이 우리의 인생이 가지는 목적을 퇴색시키는 건 아닐지 돌아봐야 한다. 재테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테크이고,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재테크로 돈버는 사람보다는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품어본다.
김용섭 디지털칼럼니스트
내년 7월부터 헬스장·수영장 이용 시 시설 이용료 30% 소득공제
온라인 기사 ( 2024.12.15 1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