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에버랜드 측은 제일모직 사명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고심 중이라고만 밝혀왔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지금의 사명인 삼성에버랜드 대신 제일모직으로 변경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라며 “아직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이 완료된 게 아니라 제일모직 사명이 사용 중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은 오는 7월 완료된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해도 7월 이후에 이뤄진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제일모직과 삼성SDI 합병 이전부터 삼성에버랜드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던 중 바꾼다면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을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이 나왔다”며 “과거 중앙개발이 삼성에버랜드로 상호를 변경했듯,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뿐이다. 리조트사업부, 건축부, 에버랜드, 패션사업부 등 사업부 구조의 변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에버랜드는 현재 패션부문을 비롯해 리조트건축·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골프 등의 사업을 맡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부를 양도 받으면서 제일모직 상호를 더 이상 쓰지 않을 경우, 상표권을 건네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31일 제일모직이 삼성SDI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되면서 삼성그룹의 모태라고 볼 수 있는 ‘제일모직’ 사명이 사라질 상황에 놓이자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사명을 가져와 변경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의류회사에 적합한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을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등과 함께 리조트사업 등을 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변경될 가능성이 낮다는 예측도 있었다.
그렇지만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놓여있고,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시초라는 점을 놓고 봤을 때는 어느 정도 설득력도 있어 보인다.
한편 삼성에버랜드가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꾼다면 이번이 3번째 사명 변경이 된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1963년 12월 동화부동산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했다. 이후 1967년 동화부동산은 중앙개발로 상호를 변경했고, 1997년 1월 중앙개발은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