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관광객이 더운 바람이 나오는 관두산 정상 부근 풍혈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 ||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관두산 정상 용굴 부근 풍혈에서 때아닌 더운 바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 풍혈이 겨울에도 18~20℃의 더운 바람을 쏟아냈다고 말하고 있다.
10개의 구멍이 뚫린 풍혈 근처는 겨우내 풀이 파랗고 단풍나무잎도 줄기에 그대로 매달려 있어 겨울답지 않은 진풍경을 이룬다.
이옥배 화산면장은 “풍혈에 바람개비를 대면 빠르게 돌아갈 정도로 더운 바람이 분다”면서 “여름철 30℃가 넘을 때 이곳에 오면 항상 20℃ 정도의 기온이 유지돼 아주 시원하다”고 말했다.
풍혈 근처가 고향인 이 면장은 “어릴 때 용굴에 들어가면 끝을 모를 정도로 길었는데 이제는 많이 막혀 원형을 잃었다”면서 “최근 풍혈에서 1년 내내 더운 바람이 나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 평균 50여 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리학계에서는 관두산 중턱 절벽에 연흔(물결모양)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곳이 거대한 호수 가장자리였다가 화산폭발이나 지각변동으로 퇴적암층에 절리현상이 생기면서 단열팽창에 의해 이 같은 더운 바람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엔 찬바람이 일고 겨울철엔 더운 바람이 나오는 풍혈이 산 중턱에 있다면 지질학적 설명이 가능하지만 산 정상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좀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룡 발자국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는 황산면 우항리와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관두산과 인근 지역은 화산암과 퇴적암이 주를 이루고 있다.
화산면은 철새 도래지인 고천암과 연계해 해남의 또 다른 볼거리로 개발키로 했다.
[전남일보]